지난달 72023학년도 정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가 열렸다. 당초 이번 전학대회는 비대위 및 중앙자치기구 임원 승인과 각 단위 예결산안 승인 등 매년 이뤄졌던 기본적인 안건만 다뤄질 예정이었으나 이번 전학대회가 종료된 시각은 새벽 5시였다. 긴 회의 시간 동안 학내 커뮤니티 등에서는 전학대회가 대체 무슨 회의길래 새벽 5시까지 회의가 이어지는지, 왜 자신이 속한 단위의 대표자는 출석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회의가 종료될 때까지 일반 학우들 대부분은 전학대회가 어떤 회의인지, 무슨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회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경로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전학대회는 지난 전학대회와는 다르게 전학대회 실시간 송출이 이뤄지지 않았다. 자료집 또한 대의원 수에 맞게 준비돼 우리 신문사도 자료집을 웹 파일로 공유받았다. 총학생회 비대위의 전학대회 소집 공고를 살펴봐도 전학대회의 일시와 장소, 안건이 공지될 뿐 전학대회 대의원이 아닌 학우가 전학대회를 참관하는 방법은 안내되지 않았다. 단지 학생사회를 향한 건국대학교 학우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라고만 남겨져 있을 뿐이다.

학생사회에 깊이 관여돼 있지 않은 학우는 어떻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가? 비단 이것이 학생사회 회의체만의 문제인가? 그렇지 않다. 이는 미디어의 과제이기도 하다. 학생사회가 놓친 부분을 발 빠르게 잡아내 알리는 것도 미디어의 역할이다. 그러나 우리는 중계도, 실시간 안건 논의 내용 보도도 이뤄지지 못했다. 회의가 종료된 후에서야 관련 보도가 우리 신문사와 학원방송국을 통해 이뤄졌다. 기사 발행이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첫 번째 이유는 역시나 인력 부족일 것이다. 예를 들어 한 회의에 대한 기사를 최대한 빠르게 발행하려면 속기하는 인원 2, 사진 촬영하는 인원 1, 기사를 작성하는 인원 1, 피드백을 주고 기사를 올리는 인원 1명으로 최소 5명의 인원이 필요하다. 만약 전학대회처럼 장시간 이어지는 대규모 회의에 대한 기사를 발행하고 싶다면 중간에 속기 담당 기자의 교대도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우리 신문사에서 기사를 작성할 수 있는 기자는 6명이다. 현 상황에서 양질의 기사를 빠르게 발행하려면 보유한 인력의 희생이 불가피하다. 또한, 속기의 결과가 기사 발행으로 이어진다면 원고료를 지급받을 수 있겠으나, 달마다 배정할 수 있는 지면은 한정적이며 심지어 온라인 원고료는 속보성 기사 월 8매까지만 인정돼 우리 신문사는 매달 최대 8매에 갇힌 온라인 기사를 발행하게 된다. 그 이상을 발행하고 싶다면 원고료를 포기해야 한다. 이런 구조 속에서 편집국은 필요한 기사와 상황의 한계 속에서 딜레마를 겪고 있다.

미디어는 학생사회에 한발 떨어져 학생사회의 모습을 전달하는 기관이지만, 그 생존은 학생사회의 생존과 맞물려있고 존재 목적 또한 우리 대학 구성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있다는 점에서 합치된다. 그렇기에 학생사회가 원활히 운영되지 않는다면 학생사회의 이야기를 담는 미디어를 향한 관심도, 미디어의 기능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또한 학교 본부의 협조와 지원이 없다면 학생사회와 미디어가 그리는 미래는 실현될 수 없다. 학생사회의 생존, 미디어의 생존 모두를 위해 학우들과 학교 본부의 관심과 지원을 다시 한번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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