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기 학우(사범대·교공20)
윤동기 학우(사범대·교공20)

 

대학 언론 위기론은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 제기가 이뤄져 왔다. 소수의 독자를 제외하면 교내 곳곳에 설치된 가판대에서 신문지를 가져가는 사람들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공급은 꾸준하지만 수요가 줄어드는 실정에 대학 언론이 선정 내용, 정보 전달 및 유통의 방식 등에서 변화를 주기 시작한 것도 생각보다 오래된 이야기이다. 실제로 건대신문도 각종 온라인 매체 등을 이용해 학우들과 소통하려는 시도가 있어왔다.

<상허기념도서관 학생식당, 3년 만에 재개···학생회관 지하는 아직>은 학생들의 관심과 니즈에 상응하는 정보 전달이었다. ‘학생회관과 상허기념도서관 학생식당은 언제 정상화되나요?’와 같은 질문 글을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서 정말 자주 접할 수 있었고, 그에 대한 가장 건강한 형태의 답변을 건대신문이 제공해 줬다고 생각한다.

에타에서 생산된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 건대신문이 보여준 변화의 사례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자. 필자는 대학 언론을 통해 제공되는 건설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사람들 간의 건강한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대학 언론의 바람직한 구조이자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학 언론에 대한 절대적인 관심이 부족한 지금, 수요층을 늘리기 위해 대학 언론이 에타에서 이미 만들어진 여론을 소비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에타 발() 여론이 힘을 가지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오프라인 매체에서 온라인 매체로 눈을 돌리는 사회적 흐름과 더불어 무엇보다도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비대면 대학 생활을 직접 겪은 세대의 입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의존할 수 있었던 매체가 바로 에타였다. 그러나 에타가 가장 완벽한 커뮤니티가 아님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10명의 공감만으로도 작은 여론이 형성될 수 있는 시스템적 특성, 빈번히 일어나는 특정 집단에 대한 무차별적 비난, 익명의 뒤에 숨어 이따금씩 선을 넘고 돌을 던지는 이용자들. 다양한 요인들이 에타의 불안정한 여론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학생사회에 깊게 관여했던 사람으로서, 위와 같은 사례로 지난달 7일 진행됐던 2023학년도 상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를 꼽고자 한다. 전학대회는 한 학기에 한 번 진행되는, 건국대학교 학생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자치의 현장이다. 이상적인 대학 언론 구조라면, 전학대회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것이 올바른 학생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과정이었는지 학생들이 토론하고 피드백하여야 한다. 그러나 전학대회 직후 에타의 여론은, 총학생회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업로드된 출석률이라는 시각적 현상에만 집중하여, 출석률이 미진한 단위를 까내리기만 바빴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그만큼 대학 언론이 올바른 여론 형성을 위한 정보 전달에 미진했다는 점일 것이다. 급격한 사회의 변화에 따라 건대신문 자체가 가지는 영향력도 많이 줄어든 것도 현실이지만, 정보의 심층성이 부족했고 건강한 여론을 형성한다는 기능을 글에서 읽어내기도 어려웠다. 대학 언론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본분에 집중하지 못한 사례라는 아쉬움이 있다.

대학 언론이 다시 자리를 잡으려면 소비자들의 관심과 이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수요를 충족하면서도, 지킬 것에도 집중하는 건대신문이, 건국대학교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를 듣는 기능과 더불어 진실을 말하는 기능에도 더욱 충실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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