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달의 선거기간이 마무리됐다. 2년 만에 대면 경선으로 진행되는 총학생회 선거가 열렸다. 중앙자치기구, 단과대학 학생회, 과학생회도 모두 선거를 마무리했다. 앞으로 몇 달은 새로운 사업이 추진되기보다는 한 해의 사업을 갈무리하고 새 대표자에 대한 인수인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위태로운 학생사회 동향 속 우리 대학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1년을 끝으로 다시 집행부 체제로 전환된다는 점에 안도한다. 학우들이 대표자를 직접 선택할 수조차 없이 일 할 사람부터 필요했던 작년과 비교하면 경선으로 진행됐던 올해 총학 선거는 학우들에게도 열린 선택지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단과대학, 과학생회 또한 경선으로 이뤄진 곳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활발히 이뤄진 선거였으나 비대위 체제가 유지되는 단위도 있다. 뜻과 열정이 있는 학우들의 더욱 활발한 학생사회 참여를 응원한다.

올해는 더 많은 학우가 공청회를 참관할 수 있도록 학생회관 1층 로비에서 공청회가 진행됐다. 점심을 먹기 위해서, 혹은 학생회관에 용무가 있어 방문한 학생들은 잠시 가던 길을 멈춰 서서 공청회를 참관하기도 했다. 비대면으로 이행하는 시대지만, 공청회와 같이 학우들이 눈으로 학생 사회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들은 더욱 빈번하게 마련돼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학우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소통 공약들이 많았던 만큼 학생 사회의 대면 소통 활성화를 기대해 본다.

선거, 공청회 같은 일시적 이벤트를 제외한 날에도 학생 사회 및 학내 전반의 현안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도 필요하다. 선거와 공청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일반 학우들의 축적된 관심과 요구가 모여야 한다. 학우들을 대표할 학생 대표자의 선출을 위해서는 좋은 대표자가 많이 나타날 수 있는 학내 문화가 뒷받침돼야 함을 기억한다면 좋겠다.

선거가 진행되며 아쉬운 점도 곳곳에 있었다. 첫 번째로는 장애 학우의 참정권 보장이 아직 선진화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SNS를 통해 공고 게시물을 살펴보면 선본명과 추천인 수, 중선관위 의결 수가 순차적으로 대응되지 못하는 등 대체 텍스트가 완전히 적용되지는 못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타 대학 같은 경우, 장애 학우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낮은 책상을 배치한 배리어프리 기표소를 운영한 바도 있다. 배리어프리 중심 공약을 내놓은 선거운동본부가 당선된 만큼, 내년도 선거부터는 더욱 장벽 없는 선거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곳곳에서 발견된 선거 관리의 부실도 이번 선거의 아픈 손가락이다. 총학생회 선거는 예술디자인대학의 표가 확인된 투표자의 수보다 5장 더 많은 투표용지의 수로 인해 예디대 학우들의 표는 총학생회 선거에서 모두 무효표 처리됐다. 정상적으로 선거 관리가 이뤄지지 못한 정황이 발견됐기에, 전면 무효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리자의 과실로 인해 무효가 된 표만큼의 무효가 된 마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선거관리인원 모두가 이런 관리 부실의 책임을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선거의 향방은 학생사회의 향방을 가리킨다. 선거 기간 동안 나오는 공약과 후보자들의 이력 또한 학생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나, 선거 기간 유권자의 태도 또한 학생사회의 미래를 예견할 수 있게 한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는 2년 만에 대면으로 맞이한 경선으로 학생사회 재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선거였다. 그러나 선거 운동 기간, 각 선본의 후보자에게 가해진 비대면의 도 넘은 공격들은 앞으로의 학생사회에 대한 회의감을 남겼다. 후보자에 대한 단순 가십성 소비보다는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 과정과 공약을 둔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는 선거 운동 기간을 보낼 수 있길 바란다.

짧고도 길었던 총학생회 비대위 체제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총학생회 집행부가 출범할 날이 머지않았다. 선거의 승패 또한 중요하나, 승패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사회를 이끌어가는 책임을 통해 어떤 1년을 만들어 나갈 것인지, 1년이 어떤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인지다. 학우들의 소중한 한 표씩으로 이뤄진 지금의 결과가 건강한 학생사회를 일궈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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