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을 비롯한 전국 11개 지역에서 올해 첫 실시

“나무가 쑥쑥 자라려면, 햇빛, 물, 토양 등이 필요한 법이죠. 과학 꿈나무를 심는 과활에서 저희가 바로 그런 존재, 과학 꿈나무를 위한 영양제가 되었으면 해요”라며 밝게 웃는 과활 봉사자 심은영(경북대ㆍ24)양. 안성근(경북대ㆍ22)군도 “순수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아이들의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어느새 벽을 허물고 다가와주는 아이들이 너무 고마웠고,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더없이 즐거웠습니다”라며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지난 1월 19일부터 22일까지 울산 북구 신천동에 위치한 이삭 지역 아동센터에서 ‘과활마당(아래 과활)’을 펼쳤다. 과활이란 과학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고, 지역 풀뿌리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기획된 과학공감활동이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정윤)이 주관해 올해 처음으로 실시했다.

과활은 전국의 대학생들이 방학 기간을 이용해 지역아동센터, 생활과학교실, 보육원, 다문화가정, 하나원 등을 찾아가 아이들에게 과학을 가르치고 과학체험의 기회를 제공하여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돕는 대학생 봉사활동이다. 지난해 12월 말에 선발된 총 84명의 대학생들이 올해 1월 전국 11개 지역 12팀으로 나뉘어 1차로 14일~17일, 2차로 19일~22일에 활동했다.

울산 이삭 지역 아동센터에서는 대학생 7명으로 이뤄진 SO, UL(Science Of Ulsan)팀이 약 20명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오전에는 과학 원리를 이용한 놀이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오후에는 심층적인 과학실험으로 체험 위주의 수업을 이어갔다.

“달팽이의 똥 색깔은 검은색이에요. 그럼 만약 달팽이가 당근을 먹으면 색깔이 빨간색일까요? 아닐까요?”

20일 오전, 과학 OX퀴즈시간. 아이들은 질문에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한다. 정답을 맞히기 위해 O와 X를 바쁘게 이동하는 아이들. 이설현(초등2)양은 “OX퀴즈를 풀면서 과학을 쉽게 공부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정답을 맞히면 아이들은 너나할 것 없이, 환호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20일 오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저학년과 고학년을 나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고학년 프로그램인 에디슨 전구 만들기.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구는 누가 만들었죠?”라고 봉사자가 묻자, “할아버지요!”라고 아이들이 소리 지른다. 에디슨 사진을 보고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아이들, “선생님! 전구는 어떻게 빛나요?”라고 궁금한지 묻는다. 필라멘트의 저항에 의해 빛과 열이 나는 전구 만들기에 집중하는 아이들. 행여 뜨거워진 전선에 다칠까 주의한다. 아이들은 “필라멘트가 꼭 머리카락처럼 생겼어요”라고 신기해하며 불이 켜지는 전구를 흥미롭게 바라본다.

저학년 프로그램인 무게중심을 이용한 잠자리와 피에로 만들기. 색칠하고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딱 맞춤인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은 색연필과 사인펜으로 잠자리와 피에로를 꾸미는데 열중하며 자신만의 것을 만든다. 만들고 나니 아이들의 탄성이 끊이질 않는다. "와~ 선생님! 잠자리가 아무데서나 잘 서있어요~! 이거 어떻게 되는 거예요?" “잠자리의 날개를 내리고 꼬리는 올려서 부리로 무게가 쏠리게 하는 거예요. 그럼 부리에 무게중심점이 잡혀서 이렇게 균형이 맞는 거예요”라고 친절히 설명하는 박희정(영남대․24)양. 이어 실 한 줄에서 펼쳐지는 피에로 경기도 흥미진진하다. “누가 누가 가장 오래 버티나 보자!”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자기 것이 최고라 말한다.

다음은 전 학년이 함께하는 샌드위치 만들기. 층층이 쌓여있는 지층과 닮은 샌드위치를 직접 만들어보고 지층을 공부하는 시간이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다 같이 학습목표를 읽고 번쩍 손들고 발표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을 보고 봉사자들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샌드위치 안에 쌓은 계란과 양상추, 햄, 딸기잼으로 지층의 원리를 머릿속에 쏙쏙 집어넣을 수 있었다. 만든 샌드위치는 때마침 간식으로 아이들의 뱃속을 든든히 채워줬다.

저녁에는 특별히 야외활동이 펼쳐졌다. 울산우주과학연구회 장원경 선생님의 특강 덕에 천체망원경으로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었다. 밖에 나가 별을 보기 전에 실내에서 겨울철 별자리를 율동으로 배우고, 사진으로 은하의 세계에 빠졌다. 빛나는 은하를 보며 “저기 반짝반짝거리는 게 다 별이에요? 저건 다 태양 같은 거예요?”라며 물어보는 아이들.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면 어떻게 되요?” 무엇이든지 궁금하기만 하다. 날씨가 조금 흐린 탓에 별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아쉬웠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마냥 신기해했다. 아이들은 "금성이 만두처럼 보여요~"라고 말하며 깔깔거리고 재밌어했다. 보이는 것이 초승달에 가까운 모양이라 만두라고 말한 것이다.

그밖에도 21일과 22일에는 베르누이원리를 이용한 공 릴레이, 착시팽이, 움직이는 호버크래프트 만들기, 다빈치 헬리콥터 만들기, DNA 팔찌 만들기, 전기색연필로 그림그리기, 바이메탈 화재경보기 만들기, 만지락 비누 만들기, 현미경으로 곰팡이 관찰하기를 진행했다. 또한, 울산대 과학문화회의 도움으로 과학마술을 선보였다.

과학실험을 하는 내내 과학을 어렵게만 생각하던 아이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호기심과 진지함이 가득 찼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 무엇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고 그 안에 과학원리가 숨어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고 즐거워했다. 정초롱(아주대ㆍ21)양은 “아이들과 같이 공감하면서, 아이들이 과학 원리를 다 이해하지 못해도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하는 모습을 보며 과학을 마음으로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다”며 “아이들이 ‘과학이 재미있어요라고 써 준 편지에 너무 뿌듯하고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과활은 평상시 접하지 못하던 다양한 실험들을 아이들이 직접 체험함으로써 과학을 스스로 느끼고 깨달으면서 과학에 가까워지도록 만들고자 하는 취지이다. 특히, 울산시에서 펼쳐진 과활은 울산대가 운영하고 울산광역시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후원하는 울산광역시 생활과학교실과 연계하여 진행했다. 울산시 생활과학교실은 지역 시민들이 과학 실험을 보다 쉽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과학이 문화의 일원으로 생활 속에 자리 잡도록 다양한 과학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참고 사이트
과활마당 카페 http://cafe.naver.com/scienceplay
울산 SO, Ul팀 블로그 http://blog.naver.com/soulsans
울산광역시 생활과학교실 http://www.ulsancla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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