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ㆍ집회ㆍ인터넷으로 비춰보는 우리시대 표현의 자유

미네르바 구속, 사이버 모욕죄 및 인터넷 실명제, 언론법 개정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로 사회가 소란스럽다. 이같은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정부와 여당의 정책들이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건대신문>에서는 인터넷, 사회,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사안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PD수첩 광우병 관련 방송으로 구속됐던 MBC 이춘근 PD, 집회에 참여하여 의견을 표출하다 체포됐던 우리대학 김준모(동생명대ㆍ동물생명3) 학우, 과거 인터넷에서 ‘황봉알’이라는 이름을 내건 욕방송으로 유명했다가 지금은 SBS 전망대의 ‘안속기의 정치시황’을 통해 공중파 데뷔에 성공한 개그맨 황봉을 차례로 만나 표현에 자유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1. MBC PD수첩 이춘근 PD

△광우병 관련 방송 제작으로 구속됐었는데 현재 심정은 어떠신가요?

정부에서 광우병 협상을 제대로 했었는가에 대해 반성하고 잘못 끼웠던 단추를 고쳐야 하는데 PD수첩의 오역만을 따지고 있어 아쉬울 뿐이에요. 언론의 기능은 다양하지만 국민 대신 정치 사안에 대해서 비판하고 감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작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조건 협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해 취재 후 방영했었던 것이에요. 그렇다면 정부에서는 문제점을 사죄하고 재협상을 통해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죠.

△방송해서 어느 정도까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확실히 밝혀지지 않더라도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언론에 대해서 사회가 부여한 임무는 어떤 위험이 있다면 그것을 알려야 하는 것이에요. 위험을 알리는 언론인의 임무는 만분의 일의 확률을 가진 위험라고 해도 알리고 경고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언론의 역할일 뿐 아니라 의무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와 같은 역할과 의무를 행함에 있어 충분할 만큼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한다고 생각해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본성이며 민주주의의 필수조건이기 때문이죠. 마음대로 생각하고 또 그것을 주변인에게 자유롭게 알리고 말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막는다는 것은 인간본성을 파괴하는 짓이에요. 더불어 민주주의라는 것은 결국 표현의 자유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중 채택되는 부분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에요. 그런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 자체를 말살하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어요.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서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는 언론인의 노력에 관심을 가져 주세요. 지금 여러분들은 미니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쓰고 싶은 글을 마음대로 쓰고 계시잖아요. 그런데 그 권리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에요. 사회 사안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언론사가 사라지고 인터넷 실명제가 확대된다면 여러분이 누리는 표현의 자유도 보장받지 못할 수 있어요. 다시 말해 무관심으로 인해 언론사의 비판과 감시 기능이 무너지면 결국 개인에게도 표현의 자유 침해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2. 김준모(동생명대ㆍ동물생명3) 학우

△집회 중 체포 당시 상황과 심정은 어떠셨나요?

도로통행을 막아 도로교통법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는데, 단지 집회를 막기 위한 핑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검거되는 상황이 격렬한 현장도 아니었고 행진 도중 갑자기 전경들의 진압이 시작되어 황급하게 도망가다가 체포됐었어요. 도로에 서있었다는 것이 법을 어긴 유일한 죄인데 사실 축제 같은 행사도 도로통제 이후에 진행하잖아요.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체포하기보다는 도로를 통제하며 집회를 보조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부의 강력한 집회 진압이나 차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표현의 자유를 전혀 보장하지 않고 아예 표현 자체를 막아버리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평범한 시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려면 다 같이 모여서 목소리를 내는 집회 밖에 없잖아요. 피켓을 들고 평화적으로 진행하는 집회를 막아버린다는 것은 대화를 아예 차단하고 무시해버린다는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구호를 외치는 작은 행위까지 불법행위로 규제하는 것을 보면 생각 자체까지 막아버리고 국민들을 벙어리로 만들려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요.

△집회에서 어느 정도까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누구나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평화적인 집회를 한다는 가정 하에 집회가 잘 진행되고 해산과정에서도 충돌이 없을 만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죠. 물론 주변 상점 등에 소음공해로 인해 피해를 받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집회에서 다루고 있는 사안은 대체로 우리의 삶과 연관되는 주요한 문제들이므로 어느 정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측면에서 용인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 우리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모든 일에 책임의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집회에 나가서 흥분되더라도 자제하면서 평화적인 집회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잊지 않아야만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어요. 의견을 내고 목소리를 내는 것에 있어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폭력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책임의식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해요.

3. 개그맨 황봉

△미네르바, 글 무단 삭제 등 인터넷 상에서의 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요즘 인터넷을 보면 검찰로 대표되는 정부와 누리꾼 둘 모두 잘못이 있다고 생각해요. 먼저 검찰의 경우, 미네르바 사건 등을 보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범죄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미네르바가 나라를 혼란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걱정해서 쓴 글을 문제 삼아 충분한 증거도 없이 구속한 것은 잘못된 행동이죠. 더불어 누리꾼 중 일부가 책임감 없이 확인 안 된 사실을 맹목적으로 주장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해요. 확실히 알고 써야 하는데 예상만으로 비평이 아닌 비난을 일삼는 것은 당사자가 상처를 받을 수 있어 규제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표현의 자유가 제약된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가진 자의 횡포가 심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상대적으로 부유하고 권력을 많이 가진 상류층이 듣고 싶은 이야기만 하도록 통제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울며 겨자 먹기로 가진 자의 입맛에 맞는 이야기만 하게 되고,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결국 타성에 젖어 비판적인 목소리는 사라지게 되고 아무도 그들의 횡포를 막을 수 없겠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개개인의 작은 목소리도 소중하고 민주주의 사회에 있어 꼭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세상에는 수많은 소리가 있잖아요. 자동차 소음부터 눈감으면 들리는 바람소리까지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소리가 없는데 개개인의 목소리는 두말할 것도 없죠. 개개인에게 표현의 자유를 충분히 보장해야 민주주의 사회에서 소수 의견도 사회 전체적으로 공유할 수 있고, 다수의 횡포로 의견이 묵살되는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는 꼭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타인의 의견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배제하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인정해보세요. 생각의 차이는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기 때문이죠. 서로의 생각에 대한 인정 아래, 생각의 차이로 인해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건전한 토론을 통해서 해결해야 나가야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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