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제 문제점 개선위해 시범실시, 학생의견 반영해야

대학본부에서 내년부터 문과대와 이과대를 학과제로 전환하기 위해 관련된 행정절차들을 변경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학과제 전환과 더불어 진행되는 학과평가 시행에 대한 문제제기와 그밖에 우려되는 점들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어 향후 이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대학본부는 학과제 전환을 위한 학칙개정안까지 준비한 상태이며, 6월에 규정개정심의위원회와 법인의 승인 절차만 통과하면 학과제 전환이 확정된다. 나용진 교무팀장은 “대학본부 내부 차원에서는 거의 완성된 상태이며, 각 학과의 평가지표 설정을 마무리하면 된다”고 전했다. 지난 12일에 두 단과대에 학과제 전환에 관한 제안서가 발송됐고, 이 제안서의 불충분한 부분에 대한 교수들의 문제제기가 있어 대학본부와 교수들이 학과제 전환 계획의 세부내용을 조정하고 있다.

문과대 지난해 폐과 문제 재발 막고자, 이과대 WCU 사업이 큰 요인
학부제는 1995년에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의 기회를 넓혀주고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심화된 전공교육의 어려움, 소규모 또는 비인기 학과 진입 학생 급감, 학부생들의 소속감 결여 등 문제점들이 지적돼 학과제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문과대는 이미 지난해 학사구조개편으로 EU문화정보학과와 히브리ㆍ중동학과가 폐과된 뒤 향후 같은 문제의 재발을 막고자 학생 및 교수들이 학과제 전환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과대는 WCU 사업으로 물리학과가 신설되는 양자 상 및 소자 전공과 함께 물리학부로 확대된 것이 학과제 전환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자연과학부의 남은 4개 학과들의 상호연관성이 떨어져 한 학부로 묶여있을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이과대 정구춘(화학` 교수) 학장은 “학부의 각 전공영역 간 시너지 효과도 없거니와 전국 이과대학의 70%가 학과제로 돌아갔다”며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학과제 전환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결국 대학본부에서도 위와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시범적으로 두 단과대에 한해 학과제 전환을 결정한 것이다. 문과대 이형식(영문` 교수) 학장은 “그동안 염원했던 바라 학과제 전환에 긍정적”이라며 “이전에 학과제로 운영되던 시절에 비해 학과 구성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바뀐 체계에 맞춰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과평가 장기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학생의견 반영 노력해야
이번 학과제 전환의 특이점은 학과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학과제로 전환하는 학과들에 대한 평가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이런 평가의 목적은 타당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그 외의 부분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정구춘 학장은 “왜 학과제로 전환하는 학과들만 별도로 평가를 실시하는지 의문”이라며 “학과제의 효과를 평가하려면 전환 후 입학한 학생들의 졸업까지 시간적 여유를 두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문과대 김형석(사학3) 학생회장은 “평가 방법이나 기준이 잘못 설정될 경우 소규모학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학과제 전환 과정에서 교육의 실수요자들인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전환 이후 발생할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장태헌(이과대ㆍ자연과학부1) 학우는 “내년부터 학과제 전환에 따라 커리큘럼이 개편되면 재수강하려는 과목이 사라지는 경우 혼란이 생길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권해진(문과대ㆍ국문2) 학우는 “학생회에서 학우들의 관심을 모으고 우리의 의견을 대학본부에 전달했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의 의견 반영을 위한 학생회의 노력을 강조했다. 앞서 제기된 문제들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학생회 및 학생대표자들이 여론을 수렴해 대학본부 측의 학과제 전환 세부계획에 학우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시에 대학본부와 교수들은 학생대표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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