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문과대와 이과대의 학과제 전환은 이미 오래전부터 요구하고 준비해온 사안이다. 덕분에 두 단과대에서 이미 많은 논의가 진행됐고 학과제 전환에 따른 각종 문제에 대한 대비책도 잘 갖춰진 편이다. 대학본부 측도 두 단과대와 꾸준한 논의를 통해 학과제 전환 6개월을 앞두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수와 대학본부뿐 아니라 학생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학과제 전환. 그 과정에서 우리대학이 더 고민해봐야 할 부분은 없을까?

대학본부, 장기적 학문방향 갖고 전환 진행해야
학과제 전환을 추진하는 우리대학 대학본부의 정책을 보고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김삼호 연구원은 “전과제도 유지, 학과인원 조정 목적의 평가, 전환 학과 지원에 수동적인 모습 등을 봤을 때 대학본부 측은 학사구조조정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이라며 “문제는 대학본부가 학사구조조정을 통해 이뤄가려는 학문적인 발전목표가 모호하고, 목표에 대해 대학구성원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대학본부가 뚜렷한 학문적인 발전목표 없이 단순히 학사구조조정을 통해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는 학과를 제재하고 나아가 폐과시키겠다는 것은 당연히 대학구성원의 반발을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삼호 연구원은 “먼저 장기적인 학문발전목표를 세우고, 목표에 대해 대학구성원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어떤 체제를 선택하든 대학본부가 방관자적 입장이 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학과 교수, 학우와 함께 지속적 논의 자리 마련해야
학과제로 전환되는 학과 교수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됐다. 대학본부와 학우 양 쪽을 연결할 수 있는 대학구성원이기 때문이다. 대학본부 측에만 학과제 전환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 아니라 학과 교수들이 직접 학과제의 장단점을 대학구성원 모두에게 설명하고 함께 협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삼호 연구원은 “왜 학과제로 전환해야하는지를 학생과 대학본부 측에게 알리고 토론회도 해보면서 대학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구조변경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학우, 실질적 수요자로서 관심 갖고 의견 제시해야

실질적 교육 수요자인 학우들이 꾸준히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동적인 입장에서 학과제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보다 바람직한 학과제 전환 계획과 보완책이 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삼호 연구원은 “과거 학부제 전환 당시 학생들이 학생회를 통해 의견을 개진했었지만 지금은 학생들의 학과제 전환에 대한 관심 자체가 다소 부족한 것 같다”며 “교수와 대학본부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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