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를 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6일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전주 대비 8.7% 상승한 40.1%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많은 매체들은 경제지표가 개선돼 경기가 회복될 거란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전했으며, 더불어 남대문시장과 강원도 홍천을 방문한 ‘친서민’ 행보 덕분이라고 보도했다. 하수상한 시국에 청와대와 여당 측에는 이 조사 결과가 반갑기 그지없을 것이다.

물론 여론조사 결과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드러나는 또 하나의 사실은 같은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이 47.2%로 나타나 40.1%의 지지자들보다 더 많다는 점이다. 대운하 건설을 교묘하게 포장한 4대강 살리기는 이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끊이지 않게 하고 있으며, 언론악법이라 불리는 미디어법은 탈 많은 국회통과 이후 여전히 대리투표 문제로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요즘 대학가에서는 ‘MB 불신임 운동’이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우리대학 총학생회에서 학우들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 불신임 서명을 받고, 관련 설문조사 결과와 선전문을 게시한 것도 이 운동의 일환이다. 이미 지난 6월 말 ‘MB심판 민주회복을 위한 대학생행동연대’라는 이명박 대통령 불신임을 촉구하는 연합체가 만들어졌으며, 이명박 대통령을 불신임하려는 움직임에 현재까지 전국 63개 대학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1일부터 24일까지 부산, 울산 등 경남지역의 일부 대학에서 실시한 ‘MB불신임 총투표’ 결과, 참여한 학생들의 84%가 ‘MB정부를 불신임한다’고 의사를 표시했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참으로 유감스런 소식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현재의 유권자이며 곧 사회의 주 활동층으로 부상할 젊은이들 대부분이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은 향후 국정운영의 앞날이 밝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지지율 상승추세로 안심하고 있기에는 위험하다.

게다가 9월 29일에는 MB 불신임을 위한 전국대학 총궐기가 예정돼있다. 이날 집회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대학생들이 준비하고 있는 MB 불신임 추진이 여기서 멈추거나 혹은 더 가속이 붙을 수도 있다. 또, 조금씩 회복돼가는 지지율도 이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불신임을 피하고 남은 3년의 임기를 무사히 마치려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길을 선택해야 한다. 단순히 여론조사의 수치 변화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라를 이끌어가길 바란다. ‘불신임’이라는 ‘불청객’이 언제 소리 없이 들이닥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힘들때 딱 한걸음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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