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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30일 늦은 8시, 학생회관 3층의 한 동아리방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테이블 위를 덮고 있는 빨간색 펜의 흔적이 있는 A4용지들. 그리고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마다 각자 종이 한 장씩을 갖고 골똘히 쳐다보고 있다. 바로 우리대학 교지를 발행하는「건대」편집위원회(아래 교지)가 막바지 교정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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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지는 학우들의 소중한 학생회비로 운영되는 학내에서 유일한 순수 자치언론이다.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1980년대, 학생들 스스로의 의견을 온전하게 담을 수 있는 매체를 만들려는 움직임에서 교지가 탄생한 것이다. 1년에 총 3번(3월, 6월, 10월) 발간되는 교지. 대체 교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한 권의 교지를 제작하려면 약 두 달의 시간이 걸린다. 제작의 시작은 1~2주간 편집위원들이 3회 모이는 기획회의다. 교지는 여러 장으로 구성되는데 각 장의 내용은 이 기획회의에서 결정된다. 회의를 마치고 기획안이 확정되면 각 편집위원에게 집필할 분량이 배분된다. 그리고 약 한달 정도의 집필기간 동안 각자 맡은 기획을 쓰고 1주의 교정과 디자인을 거치면 작지만 속이 알찬 한 권의 교지가 완성된다.

10월 14일에 나온 87호는 3월초에 발간된 85호와 마찬가지로, 예술문화대학 커뮤니케이션 디자인학과의 ‘grid’라는 편집디자인 동아리가 직접 디자인을 맡았다.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 최성열(커뮤니케이션디자인3) 학우는 “평소 교지에 대해 잘 몰랐는데 같이 작업하면서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 교지들과 전반적으로 비교해보니 “우리대학 교지의 수준이 높다는 걸 느꼈을 정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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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교지에 한 때 시련이 닥치기도 했다. 교지 측이 예산 관리에 소홀했던 것 때문에 작년 2학기 전체 학생대표자회의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교지발간비를 학생회비에 포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후 자체적인 시정 기회조차 주어지지 못한 채 사태는 마무리됐다. 현의영(문과대ㆍ철학3) 교지편집장은 "당시 학생대표자분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교지에 대한 인식이 저조하단 것을 깨닫고 학우들에게 더 많이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시련을 거치고 1년이 지난 지금, 교지는 발행을 지속하고 있고 올해 초 진중권 교수 강연회를 개최하는 등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두 달 가까이를 애써서 만들지만 아직도 학우들의 관심은 부족하다. 물론 미흡한 부분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소중한 학생회비로 만들어지는 교지 한 권에 조금씩이라도 관심을 가진다면 순수 자치언론으로서 그 빛을 더 발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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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때 딱 한걸음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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