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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을 살리는 봉사 "잘 해서 더 즐거워요"
안상호 기자 | 승인 2009.12.09 22:13

   
▲ 향장학과 이혜숙 항생회장이 할아버지께 팔마사지를 해드리며 해맑게 웃음을 짓고 있다 ⓒ 건대신문사

지난 11월 17일 오후 광진구 노인종합복지관의 한 방에 할머니들 여럿이 의자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단체로 연두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방에 들어오고, 이윽고 이들에게 할머니들은 한명씩 다가가 앉는다. 준비된 것은 매니큐어, 드라이기, 피부보습제. 이들은 대체 무엇을 하려는 걸까?

   
▲ 향장학과의 봉사활동이 이뤄지는 광진구 노인종합복지관 ⓒ 건대신문사
이들의 정체는 바로 자신들이 가진 기술로 봉사를 펼치는 ‘기술봉사’를 온 우리대학 산업대학원(원장 최태부 교수) 향장학과 원우들이다. 2001년 3월에 문을 연 우리대학 산업대학원 향장학과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국 최고 명문으로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향장학과는 피부와 모발 조직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통해 전문적인 피부관리법을 배우는 학과다. 이들은 3월부터 매월 셋째 주 화요일에 광진구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원래는 지난해 9월, 뜻이 맞는 원우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시작한 것이 어느덧 학과 단위의 단체봉사로 발전했다. 산업대학원 정경호 행정실장은 “우리가 가진 기술로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뜻에서 시작했다”고 학과 차원의 봉사단을 꾸리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우리대학이 속한 광진구에 노인종합복지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직접 찾아가서 허락을 얻어내 그 이후 봉사가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이다. 그는 “처음에 마뜩치 않게 여기던 복지관 측도 우리가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점차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향장학과 봉사단의 활동이 알려져 현재 KT&G 복지재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

대단한 점은 원우들 대부분이 이ㆍ미용 관련 업계 종사자들인데 매달 하루 쉬는 날을 봉사를 위해 반납하고 있다는 것이다. 향장학과 임대진 원우회장은 “업무를 쉴 수 있는 날이 아닌데도 결근계를 내고 오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향장학과 원우들의 봉사에 대한 열의가 대단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도 어김없이 네일아트, 팔마사지, 머리 빗겨 드리기가 주 활동 내용이다. 한 원우에게 팔마사지를 받는 할머니는 “두 번째 오는 건데 한참 기다렸다”며 “복지관을 다니면서 이렇게 좋은 것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봉사자들 대부분이 여성이라 그런지 “얼굴이 예쁘다”는 얘기나 “며느리 삼고 싶으니 우리 아들한테 시집오라”는 등의 농담 반 진담 반 대화가 계속되고 봉사자들과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할머니들 사이로 쭈뼛쭈뼛 오신 할아버지께 팔마사지를 해드리는 향장학과 이혜숙 학생회장은 3월부터 꾸준히 봉사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그는 “처음 봉사할 때부터 계시는 할머니들이 알아보시고 칭찬해 주시면 기분이 좋다”고 한다. 드라이를 해주는 익명의 한 원우 역시 “전공과 직업에 모두 관련된 봉사를 해서 그런지 더욱 잘할 수 있고 즐겁다”며 웃음 짓는다.

   
▲ ⓒ 건대신문사

주위 이웃들에게 따스한 손길이 잦아지는 연말연시. 잠시 반짝이고 사라지는 봉사들이 대부분인 요즘 9개월째 꾸준히 봉사를 이어가는 향장학과 봉사단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과 전체가 함께 봉사를 하러가니 친목도 다져지고 더 의미가 크다”는 이들의 말처럼 우리도 학과 선후배 혹은 지인들끼리 모여 이웃에 지속적인 나눔을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 ⓒ 건대신문사
   
▲ 향장학과의 봉사는 한 달에 한 번씩 밖에 이루어지지 않지만, 매번 100여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 건대신문사
   
▲ 마사지하는 손길이 부모님을 대하듯 정성스럽다 ⓒ 건대신문사
   
▲ 신중하게 손톱을 손질하는 한 봉사자의 모습 ⓒ 건대신문사
   
▲ 한 할머니가 머리 손질을 받고 있다. 거울을 보고 팔을 드는 모습이 마음에 드는 눈치다 ⓒ 건대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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