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건대신문 문화상 사진부문 당선 소감

오랜 관성을 깨고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열어준 건대신문 문화상

장지한(경영대ㆍ경영3)

카메라를 잡은지도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돌아보니 그 중 3년은 즐겁게 사진을 찍었고 5년은 고민으로 찍었다.
뛰어난 기교로 잘 찍은 사진을 만들기는 참 쉽다. 조리개, 셔터속도, 노출 등의 몇 가지 기본적인 원리를 습득하고,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사진들을 보면서 구성을 모방해보고, 여기에 출중한 포토샵 실력까지 기른다면 가능한 일인데, 이는 모두 숙련과 숙달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쉬운 문제이다. 즐거웠던 3년은 이같은 기교를 배워나가며 사진에 재미를 붙이던 시기였다.

그러나 주관을 담은 사진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명확한 주제 의식을 세우고 그 것을 이미지로 나타내는 능력은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었던 까닭이다. 오랜 기간 사진 활동의 슬럼프를 겪었다. 사진이 재미가 없어졌고, 카메라에 먼지가 쌓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이 지났고, 얼마 안 가 군에 입대하면서 사진을 잊고 말았다.
전역 후, 학교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왔던 동아리방 바닥에 건대신문 문화상 공고가 붙어 있었다. 약 3주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긴 공백기를 깨고 다시 카메라를 잡아보기로 했다. 겉멋이 아닌 내 생각을 담은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비록 '니키 리'처럼 직접 레즈비언이 되어 그들의 삶을 촬영한 만큼은 아니더라도, 나 나름대로 두 유학생을 찾아 생활을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부분을 그들과 공감할 수 있었다. 이 때 알게 되었다. 지난 5년간 해내지 못한 것은 대상에 대한 공감의 부재였다는 것을.


그래서 이번 건대신문 문화상은 나에게 더욱 값진 의미로 다가온다. 오랜 관성을 깨고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열게 해주었다. 이번 계기를 발판삼아 나의 사진 활동이 제 2의 날개를 활짝 펼 수 있기를 소망한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준 이페연과 아망딘, 그리고 변석채 학우, 촬영을 위한 사전 답사를 도와준 고등학교 후배 고아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밖에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부모님과 강민아, 송재현, 황선진, 김민근, 김민석, 류선종 선배에게 감사한다.
끝으로 2년 연속 건대신문 문화상 사진 부문 당선자를 배출한 문과대학 사진동아리 '청빛' 식구들과 기쁨을 함께 하고 싶다. 내년 문화상도 '청빛'의 몫이다. 청춘은 빛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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