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뽀~삐뽀~ 응급실에 20대 투표율 환자가 실려 왔다! 과거 세 번의 지방선거에서 모두 투표율 ‘30%대 초반’이라는 처참한 사고를 당한 20대 투표율.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한국사회에 큰 힘을 행사할 잠재력을 가진 ‘20대 투표율’심각한 중상을 입은 20대 투표율을 살려내려면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행동이 필요한 치료, ‘투표’가 필요하다. 수술에 들어가기 전, 빈사상태인 20대 투표율이 사회를 위해 꼭 살려내야 할 존재인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어떤 사람들은 20대 투표율을 꼭 살려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과대의 한 학우는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은 부패세력과 결탁해 있기 때문에 다 똑같다”고 말하며 투표에 회의적이다. 익명의 10학번 학우는 “정치인들이 정치를 너무 못해서 싫증이 난다”며 “투표율을 살려낸다고 세상이 변할까?”라고 되묻는다.하지만 전문가들은 20대 투표율을 꼭 살려내야 한다고 외친다.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는 “대학생들이야말로 합리적으로 후보자들을 검증하고 선택해서 투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집단이다”고 강조했다. 이는 20대가 기성세대와 달리 사회의 기득권을 형성하는 계층이 아니며, 부패 등 사회 병리현상과 무관한 집단이기 때문에 가장 합리적이고 냉철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20대 투표율은 그 어떤 계층의 투표율보다 잠재력이 크다. 2006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와 강금실 후보의 득표 차이는 약 130만 표였는데, 당시 서울시의 20대 유권자 수는 약 165만 명이었다. 20대의 투표율이 더 높았다면 당선자가 바뀌었을 정도다.처참한 상해를 입은 ‘20대 투표율’.. 피해의 정도와 주변 영향은?20대 투표율을 살려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하지만, 20대 투표율은 다른 세대의 것에 비해 가장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치명상을 입었다. 과연 살려낼 수 있을까?한국대학생연합 김유리 의장은 “정치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내 삶과 정치가 무관하다는 인식이 20대 투표율이 낮은 가장 큰 이유”라고 진단했다. 한국대학생정치학회 전건우 회장도 “우리나라 정치는 이념갈등과 극단적인 대립으로 멍들어 있다”며 “국민 모두가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무관심하니, 20대 투표율이 낮아지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해 20대 투표율이 사경을 헤매니, 과거 20대의 활발했던 정치참여를 두려워하던 정치권도 20대에 무관심해졌다. 이는 잘못된 정책이라 비판받는 ICL(취업 후 학자금상환제도)과 이행되지 않는 ‘반값 등록금’ 공약과 같이 20대의 생활을 압박하는 결과로 고스란히 돌아왔다.조희연 교수는 “현재 대학생이 받는 압박을 해결하기를 원한다면 적극적 투표를 통해 스스로를 영향력 있는 집단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20대 투표율’을 살려낼 방법은?20대 투표율의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들로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 외에도 후보에 대한 정보부족, 일부 지역에 연고를 둔 지역정당 등이 있다. 후보에 대한 정보부족은 그 사람이 소속된 정당이나 이념만을 보고 잘못된 투표를 하게 만든다. 전건우 회장은 “인터넷 상의 잘못된 지식이나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정치, 사회를 판단하고 비판하는 20대가 많다”며 “근거 없는 비판을 하기 전에 후보와 정당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한편, 지방에서 온 익명의 한 학우는 “우리지역에서 나오는 후보들은 다 같은 당 출신”이라며 “기운이 빠져 투표를 못 하겠다”고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이런 문제에 대해 조희연 교수는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지역에 연고를 두지 않는 정당이 보다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대학생들이 새로운 희망이 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유리 의장은 “지역정당이 싫증나서 투표를 안 한다는 것은 투표를 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의견과 같다”며 “주도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투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외에 한 가지 방법이 더 있다. 바로 부재자투표 신청이다. 우리대학에도 지방 출신 학우들이 많으므로, 부재자투표소의 유무는 투표율 회복에 매우 중요하다. 조희연 교수는 “대학생들이 선거에 참여하기 힘든 이유에는 기술적 요인들도 있다”며 “투표율이 70%에 육박하는 기성세대에 비해, 대학생은 투표를 ‘못’하므로, 그 표심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물론, 20대의 상황에 무관심한 정치권은 부재자투표소 설치에 관한 현행 법규를 바꿀 생각이 없다. 최원준(이과대ㆍ생명과학3) 학우는 “투표하기 편하도록 부재자투표소를 학교에 만드는 법이 생겨야 한다”고 주장했다.냉철하고 적극적인 투표로 20대 투표율을 구하고 세상을 바꾸자20대 투표율은 오로지 20대만이 치료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성정치에 싫증이 나서 투표를 안 한다는 건 스스로의 이해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자신들이 투표하지 않는 만큼, 반대 쪽 집단의 이해와 요구가 선거를 통해 관철되기 때문에 20대들이 투표율 제고에 의해 세상을 바꾸는 행동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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