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맛만화 누리꾼들에게 인기…병맛만화를 보는 다양한 시각 생겨

병맛만화? 병맛만화!

요즘 인터넷에서는 병맛만화가 대세다. ‘병맛’은 인터넷신조어로서 ‘병신의 맛’의 줄임말이다. ‘병맛’은 확실히 규정된 의미가 있진 않지만, 순화해서 표현하자면 ‘말도안됨’, ‘생뚱맞음’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병맛만화는 바로 이런 성향을 지닌 만화를 뜻한다.

일반만화가 완성도를 갖춘 후 매체에 발표되는 것과 달리 병맛만화는 이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것이 자유롭다. 병맛만화는 미학적ㆍ형식적 완성도를 무시하고, 예기치 못했던 황당한 스토리 전개로 독자들의 뒤통수를 후려치곤 한다. 예를 들어 ‘본격대리출석만화’에서는 강의실에 교수와 한 명의 학생이 있는데, 교수가 출석을 부르자 학생이 나머지 학생들을 전부 대리출석을 해준다. 이를 두고 교수는 “이 수업은 출석률이 좋아서 춤이라도 추고 싶은 걸”이라고 얘기하자, 학생은 좋다는 듯 “같이 추실까요”라고 답하며 둘이서 넓은 강의실에서 왈츠를 추는 식의 전개가 이뤄진다. 네티즌들은 “병맛만화는 ‘기승전결’이 아니라 ‘기승전병’이 이뤄진다”고 평가한다.

병맛만화의 기원은 디시인사이드, 루리웹 등 인터넷 폐인 문화를 간직한 커뮤니티에서 출발했다. 해당 사이트의 게시판 문화를 향유하던 누리꾼이 자기들끼리의 소통을 위해 그린, 웃기기로 작정한 짧은 컷의 개그만화가 병맛만화로 불리게 됐다. 소수 마니아들이 즐기던 병맛만화는 입소문을 타고 어느덧 유명해져 대형 포털사이트의 웹툰 란에서도 병맛만화를 연재하는 작가들을 볼 수 있게 됐다. 가장 유명한 병맛만화 작가로는 <이말년월드>의 ‘이말년’이 있고, 그 밖에 <마음의 소리> ‘조석’, <정열맨>의 ‘귀귀’ 등이 있다.

병맛만화를 보는 시각 ① : 병맛만화는 청년문화를 보여준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병맛만화는 젊은 세대의 코드에 맞게 직설적이고 짧은 호흡으로 웃게 만든다”고 말했다. 또한 “주인공이 덜 떨어진 경우가 많아 루저의 정서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인하 만화평론가는 한 매체에 기고한 칼럼에서 “병맛만화는 우리시대의 청년문화”라며 “88만원 세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나보다 더한 루저들의 이야기로 소통한다”고 설명했다. 웰메이드만 살아남는 세상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것이 병맛만화라는 것이다.

병맛만화를 보는 시각 ② : 병맛은 병맛일 뿐이다

병맛만화 작가 이말년은 “병맛만화는 그냥 병맛만화일 뿐이다”고 말했다. 심오한 의미를 덧붙이는 순간 병맛 본연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말년처럼 어느 정도 대중성을 갖춘 병맛만화 작가들 덕에 병맛만화에 대한 다양한 평론이 나오고 있지만, 대다수의 병맛만화는 인터넷에서 단순히 독자들을 ‘피식’하게 만드는 간단한 유머게시물의 역할을 하고 있을 따름이다.

어찌됐건 병맛만화가 10-20대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병맛만화의 유행이 지속될 전망이다. 혹시나 궁금하면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병맛만화는 직접 봐야 그 ‘병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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