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맛웹툰작가 이말년(본명 이병건, 우리대학 충주캠퍼스 시각디자인학과 졸) 인터뷰

1호선 직통열차와 일반열차가 레이싱을 벌이고(이니셜M 편), 한 반의 학생들은 꼴지를 하기 위한 경쟁을 한다(꼴지의 신 편). 정말 잘생긴 상놈과 정말 못생긴 양반자제가 겪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조선상놈 편)

이런 황당한 이야기를 그리는 웹툰 작가가 있다. 독특한 이야기 전개와 엉뚱한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병맛만화를 만들어 온 ‘이말년’이 그 주인공이다. 우리대학을 졸업한 이말년은 병맛만화계의 선구자적인 작가이다. 항상 말년 병장처럼 편하게 삶을 지내고 싶은 마음을 담아 활동명을 이말년으로 지은 그이지만, 네이버와 야후에 웹툰을 올리는 인기작가가 된 후에는 매주 다가오는 마감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말년은 정말 우연한 기회에 유명해졌다. 이말년 자신도 “저도 여기까지 올 줄 몰랐어요”라고 고백할 정도다. “학과는 적성에 맞지 않았고, 전부터 만화가가 되고 싶단 꿈은 약간 있었죠. 제대 후 취업준비도 안하고 놀면서 단순 취미로 만화를 인터넷 게시판 등에 끄적거리는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2008년도 병맛만화가 유행할 때 그린 저의 초창기 만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등단할 수 있었죠.”

가장 유명한 초장기 작품인 <불타는 버스>를 계기로 그는 2009년 1월부터 야후의 웹툰 작가가 됐다. 올해에는 네이버에도 자신의 만화를 연재하게 됐다. 그래서인지 그는 자신이 그린 만화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이 <불타는 버스> 편이라고 한다.

그는 자신의 병맛만화를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인기의 원인에 대해 “복잡하고 머리 아픈 시대에 가볍게 웃을 수 있는 만화가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독특한 소재 또한 그의 인기비결인데 소재를 찾는 비법을 물었더니 “딱히 그런 건 없어요. 즉흥적이죠. 무작정 찾다보니 슬럼프도 겪어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매번 등장인물과 스토리가 완전히 달라지는 만화다 보니 이말년의 컨디션에 따라 만화의 ‘병맛도’와 독자들의 반응도 롤러코스터처럼 달라진다. 이말년 시리즈는 올해까지 연재하고 내년에는 어느 정도 고정인물이 나오는 차기작을 준비할 것이라 한다.

인터뷰 내내 “시대를 잘 타고났다”, “우연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실력을 부정하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지만, 그는 한 때 아무런 대책 없이 ‘자퇴하고 그림만 그려보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다. 한 우물을 판 것이 결국 결실을 본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누가 인정해 주지 않아도 좋아하는 것과 꿈을 향해 묵묵히 노려한다면 상응하는 대가가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앞으로도 만화를 그리겠다는 그. 앞으로의 ‘병맛’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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