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 여론조사 결과와는 정반대로 이번 지방선거는 한나라당의 참패와 민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되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예상치 못한 참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선거당일 오전까지만 해도 여권은 압승을 자신했다고 한다. 오후에야 이상징후를 파악했으나 설마 했던 모양이다. 행정부의 그 막강한 정보력이 민심을 이렇게 파악하지 못했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참패의 이유는 너무나 뻔하다. 국민과의 소통부족이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가 열심히 일을 한다는 점은 대부분 인정한다. 문제는 세종시와 4대강사업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듯이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가 이루어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1960-70년대식이 통용되리라고 믿은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결단을 내려 국정운영방식을 바꾸어야 하고 그 첫걸음은 인적 쇄신이라고 확신한다. 민심이 대통령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은 대통령 주위에 진정한 참모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년 반 동안의 국정운영에 소통부재라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는 것을 직언한 참모가 몇이나 되는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중심제에서 대통령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 절대 다수의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을 잘 운영하길 기대한다. 부디 이번 지방선거결과가 입에 쓰지만 몸에 좋은 보약의 역할을 하길 바란다.
마침 우리대학에서도 신임총장 선임을 위한 절차가 시작되었다. 법인 이사회가 제18대 총장 선임 방안을 결정하였고 교수협의회와 노조가 곧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한다.

신임총장에게 요구되는 첫 번째 덕목은 소통의 리더십이다. 대학간 경쟁이 국경을 초월하여 이루어지는 2010년대에, 우리대학이 지난 10년 동안의 눈부신 발전을 토대로 명문사학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혁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6`2지방선거 결과가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처럼, 소통의 리더십 없는 변화와 개혁은 구성원들의 반발을 초래할 뿐이다. 두 번째 덕목은 교수역량강화를 위한 시스템구축 능력이다. 교수역량 관련 지표가 우리대학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는 점은 모든 학내외 평가의 공통된 결론이다. 교수역량강화는 연구와 강의 여건 개선 없이는 불가능하다. 물적 여건 못지않게 행정서비스 개선을 교수들이 절실하게 바란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야전군의 전투능력 향상은 병참조직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지원이 있어야 가능한 법이다. 행정역량강화와 자발적인 행정서비스는 교수역량강화의 전제조건이다. 이러한 양대덕목을 갖춘 인사가 신임총장으로 선임되길 기대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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