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 결방 뿐? 당신이 망각한 정부·언론 간 명장면

언론, 그리고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사건과 논쟁들은 참여정부 때와 비교해 볼 때 현 정부에서 유달리 많이, 그리고 뜨겁게 달아올랐다. 2년 반의 시간동안 이와 연관되어 보도된 굵직한 사건들을 뽑아 정리했다.

현 정부가 시작되고 얼마 안 돼 친정부적 인물들이 언론 각계에 포진하기 시작했다. 대선 상임고문 최시중 씨가 2008년 3월 방송통신위원회(아래 방통위) 위원장에 임명되었고, 2008년 5월에는 YTN 이사회에서 대통령의 선거특보 구본홍 씨를 YTN 사장에 내정했다. 2년여가 지난 올해 2월 말, 방송문화진흥회(아래 방문진)에 의해 MBC 사장에 내정된 김재철 현 MBC 사장도 대통령의 선거특보 출신이다.

이후 <오마이뉴스>를 통해 최시중 위원장이 “정부 지지율 하락은 정연주 때문”이라는 발언을 한 게 밝혀지며 참여정부에 우호적이던 정연주 사장의 퇴진을 정부가 압박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비판여론이 거세지는 시점에서 정연주 사장의 해임에 반대하던 KBS 이사 신태섭 교수가 소속대학으로부터 갑작스런 해임통보를 받았고 이 과정에 방통위와 정부의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8월, 친정부 인사로 채워진 KBS 이사회에서 정연주 KBS 사장의 해임안이 통과되었다. 정연주 사장은 임기를 다 못 채우고 해임되었고, 후임으로 이병순 씨가 취임했다. 이후 10월 가을개편을 시작으로, KBS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인물들의 방송출연이 막히는 등 정부에 우호적인 방향의 정책집행이 계속되어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YTN에서도 7월, 용역업체 직원들에 둘러싸인 채 주주총회가 열려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본홍 사장 선임안이 강행 통과되었다. 당시 구본홍 사장은 “정부의 나팔수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0월, 구본홍 사장은 노조와의 대화가 결렬되자 강경노선으로 돌변, 보도부 기습 인사, 노조인사 징계 등을 단행했다.

언론계가 혼란에 빠진 와중인 2008년 5월에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이 크게 일었다. 이에 청와대는 MBC <PD수첩>을 대검찰청에 고발함으로써 대다수 네티즌과 많은 지식인들의 반발을 초래했다. 2010년 1월 1심에서 <PD수첩> 제작진이 전원 무죄판결을 받으며 전환점을 맞이했으며, 2심은 올해 10월로 예정되어 있다.

2008년 12월, 기업과 신문의 방송 겸영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7가지 미디어법 개정안이 처음 발표되었다. 이후 2009년 중반까지 기득권에게 방송 진출의 문을 열어 정부가 막을 수 없는 언론장악을 시도하려 한다는 논란이 사회 각계에서 거세게 일었다. 2009년 7월, 여당은 미디어법을 국회에 직권상정 시켜 강행처리했고, 이 와중에 대리투표 등의 논란이 불거지며 야권은 헌법재판소(아래 헌재)에 헌법소원을 신청했다. 하지만 10월 헌재가 미디어법은 “심의와 표결 과정은 위법, 가결선포는 유효하다”고 애매하게 결정해 아직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0년  4월, MBC 엄기영 사장이 정부와 방문진의 압력에 밀려 사퇴하고, 후임으로 대통령의 선거특보 출신 김재철 씨가 사장으로 선임되자 이에 반발한 MBC 노조가 총파업을 단행했다. 이후 5월 14일까지 8주간 장기파업이 이어졌고, 뉴스, 예능 프로와 드라마 등의 파행이 이어졌다.

지난 7월에는 김미화 씨가 트위터를 통해 KBS에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발언을 했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정부에 장악된 KBS를 살리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구 KBS노조와 별개로 선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KBS 새노조)가 사측과의 단체협상이 결렬되자 파업에 돌입했다. 현재 KBS PD, 기자 대부분이 ‘새노조’에 동조해 파업에 뛰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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