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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네집, 떡볶이에 정(情)을 끼얹다대공원 앞 '이모네집' 포장마차, 한순옥 씨 인터뷰
김정현 기자 | 승인 2010.11.02 00:04

“존나 쩔어!” 철없는 초등학생이 외치는 소리가 아니다. 이 소리는 후문을 나가 어린이대공원역 쪽으로 내려가는 방향으로 두 번째에 있는 포장마차 이모님, 한순옥 씨(64)와 손님들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다. 그저 홍보를 위한 허세라고? 아니다. 이모님은 말 그대로 ‘쩌는’ 정, ‘쩌는’ 입담, 그리고 ‘쩌는’ 덤으로 많은 우리대학 학우들을 단골로 사로잡고 있다.


이모님이 지금의 자리에 개업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인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모님은 “용산에서 포장마차 일손을 도우며 일을 배우던 작은아들이 하자고 하더라고”라며 “월 60만원에 삼성제약(지금의 어린이대공원 역 사거리 KCC건물) 앞 가판대에 세를 얻었지”라고 입을 떼었다.


허나, 장사는 순탄치 않았다. 대학 앞 장사는 용산과 달리 학기 중 6개월 정도만 수익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손님이 끊기는 방학 중 6개월 동안의 자릿세가 고스란히 빚이 되어 돌아왔다. 작은아들이 빚을 갚기 위해 공사판에도 나가봤지만, 불행은 한꺼번에 몰려오는 걸까. 용역 일을 하던 작은아들이 더운 여름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이모님은 그 직후를 생각하며 “그래서 내가 이걸 하게 된 거야. 포장마차 일을 하다 얻은 빚 때문에 자식을 잃은 것이니, 난 이걸 해야 한다고 생각 했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노점이 하나 더 늘어나는 걸 우려한 구청과 노점상협회의 방해가 있었지만, 이모님의 이런 사연을 들은 주민들이 구청에 민원을 올림으로써 지금의 자리에서 장사를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픔은 지금의 대박을 만든 원동력이 됐다. 잘 알려진 이모님의 푸짐한 덤의 이유에 대해 “자식생각이 나서인지 점심으로 떡볶이를 먹는 애들에게 김밥 하나씩이라도 넣어주고 그래”라고 밝혔다. 그 덕에 많은 학생들이 이모라고 부르며 단골이 됐고 어떤 학생은 박카스와 커피를 이모님에게 전해 준적도 있었다고 한다.


단골 중에는 이모님이 이름을 알 정도로 친해진 학우도 많다. 이모님은 친해진 학생들에게 친분의 표시로 맛깔난 욕(!)을 한 움큼 해주기도 한다. 왜 욕을 하게 된 걸까? 이모님은 “일이 너무 힘들고 아들 생각이 날 때 애들하고 욕도 하고 농담도 주고받다 보면 힘든 줄 몰라”라며 “애들한테 장난한다고 존나 많이 줄테니 접시 빨리 치우라고 하면 애들도 네 이모 존나 많이 달라면서 기쁘게 도와줘”라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인터뷰 도중, 이 가게의 단골이었고 지금은 졸업한 우리대학 학우, 하경 씨를 우연히 만났다. 매일 보는 가족마냥 서로를 챙기는 하경 씨와 이모님의 모습, 돌아가면서 오뎅 값을 내려는 하경 씨의 손을 괜찮다며 막는 모습에서 단골들에겐 욕 뿐 아니라 정도 듬뿍 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틈틈이 이모님에게 커피를 사다주는 또 다른 단골, 경영대 서창완(경영4) 회장도 “술 너무 많이 먹지 말라고 걱정도 해주고 밥을 사주신 적도 있다”며 “이모님을 보면 정이 느껴져 자주 찾아뵙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정만 있다면 손님이 이렇게 많을 수 있을까? 이모님은 “재고를 안남기고 그날 다 팔어”라며 “양념 안남기고 팍팍 쓰고, 떡볶이와 오뎅 물을 깨끗한 걸 쓰니 애들이 많이 오는 것 같애”라고 맛의 비결을 공개했다. 그 맛의 위력은 큰아들과 직접 만들어 내 오는 얼린 둥굴레차를 손님들이 매일 4~50병씩 동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모님도 “우리 집 닭꼬치 존나 쩔어”라며 푸짐하게 덤을 주고, 먹어본 손님들도 “이모 존나 쩔어요”라고 화답한다.


6년 동안 우리대학 학우들을 봐 온 이모님에겐 우리대학과 학생들이 어떻게 보일까? 이모님은 “착하고 공부도 잘하고 노력하는 애들 많지”라며 “애들이 장학금 타면 이모에게 한턱 쏜다고 말하기도 해”라고 웃으며 답했다.


올해로 예순 넷, 이제 일하기 힘든 연세가 된 이모님은 학우들을 보면서 “힘들어도 몸이 허락할 때까진 일해야지”라고 다짐한다. 학생들에게 바라는 건 없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꾸준히 와서 먹어주는 것이 고마운 거지”라며 “변치 않고 이모를 사랑해주는 마음 그것만으로도 고마워”라고 답하는 이모님, 한순옥 씨. 앞으로도 그 웃음과 정을 오랫동안 후문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정현 기자  gsstrom@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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