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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구경만 하는 줄 알았더니고양호수예술축제
안상호 기자 | 승인 2010.11.04 21:18

이렇게 날씨 좋은 때 교정 안에만 갇혀있기에는 너무 갑갑한 요즘. 축제의 계절이니 만큼 다들 가까운 하이 서울 페스티벌과 같은 축제 하나씩 갈 생각을 하고 있을 텐데, 여기 거리극도 즐기고 호수도 구경할 수 있는 축제가 있다.

바로 고양호수예술축제가 그것이다. 고양호수예술축제는 원래 고양시에서 주문화제의 일환으로 개최한 호수공원 중심의 거리극 행사였다. 그러나 관행적인 지역축제를 배제하고 물과 환경을 테마로 한 새로운 형태의 작품과 함께 하는 공연예술축제로 거듭나고자 2008년부터 호수예술축제라는 이름으로 거듭났다.

올해 상연되는 공연 수는 국내외 공연단체를 엄선한 공식초청작과 공모를 통한 자유참가작을 합쳐 총 81작품! 나흘간 열리는 축제지만 이걸 과연 다 구경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은 행사들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작품 수도 수지만 각종 연극, 무용, 음악 공연부터 시작해서 마임, 미디어퍼포먼스까지 그 종류도 풍성했다.

호수예술축제를 방문한 축제 둘째 날인 8일 오후. 곳곳에 마련된 상설무대에서 사람들은 보고 싶은 공연, 듣고 싶은 음악을 들으며 축제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처음 관람한 것은 경쾌한 ‘스트릿 댄스’였다. 하얀 마스크를 쓴 정체불명의 사나이의 몸짓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웃고 놀라며, 환호를 보냈다.

춤과 함께 곁들어진 판토마임과 저글링, 마술 그리고 장난기 어린 댄서의 연기가 분위기를 더욱 달아오르게 했다. 그렇게 유쾌하고 열정적인 30분의 춤사위가 끝나고 관객들은 애정 어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알고 보니 공연자는 ‘케라’라는 일본인 아티스트. 예술에는 국경이 없다는 말을 새삼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명색이 ‘호수예술축제’인데 혹시나 호수와 관련된 행사는 하지 않는 건지 의아하던 찰나, 안내책자에서 ‘수상극’이라는 단어를 발견했다. 이날 밤 예정된 ‘물 위의 광인들’이라는 공연이 물위에서 펼쳐지는 것이었다. 공연 시각이 임박해 거의 모든 방문객들은 수상극의 무대인 호숫가로 몰려들었다. 다른 사람들이 몰려가니 덩달아 따라가는 사람들도 있었고, 공연을 더 가깝게 보기 위해 난간에 가까이 붙어 앉기도 했다.

이윽고 물위에 조명이 비추고 극이 시작했다. 특수 제작된 서핑 보드 위에서 지표면을 지나듯이 물위를 달리는 자동차와 사람은 단숨에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대사가 없는 무언극이기도 하고 호수 한가운데를 멀리서 바라보기 때문에 극의 내용에 대한 몰입이 떨어지긴 했지만, 시각적 효과가 주는 충격은 지상에서 펼쳐지는 그 어떤 공연에 비할 것이 아니었다. 공연을 관람한 신현하(청주교대ㆍ수교2) 학생은 “배우들부터 무대인 호수, 불빛까지 진짜 환상적이고 동화와 같았다”며 찬사를 보냈다.

고양호수예술축제를 관람하면서 여러 사람들의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평가는 별로 듣지 못했다. “아이들과 오랜만에 나들이 나와서 처음으로 판토마임도 보고 좋았다”는 주부부터 “집근처라서 와봤는데 주말에 또 와보고 싶다”고 한 대학생까지. 이곳저곳 여러 행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어떤 걸 구경해야 좋을지 난감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저 즐거운 고민일 뿐이다. 고양호수예술축제, 남녀노소 누구나 빠뜨릴 만한 매력을 가진 축제임에 분명하다.

안상호 기자  tkdgh543@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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