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43대 총학생회 건설이 또다시 쓰디쓴 고배를 마셨다. 지난 2일, 하루를 연장했음에도 2.67%를 남겨두고 과반수 투표율을 넘지 못해 결국 선거는 무산으로 일단락됐다. 절반이 넘는 학생들의 선거에 대한 무관심 혹은 투표 거부는 우리대학에 다시금 총학생회의 부재라는 뼈저린 상처를 남겼다. 43대 총학생회 건설은 내년 3월, 다시 한 번의 기회를 맞게 되므로 아직 섣불리 이듬해 총학생회 부재로 인한 염려들을 내비치기는 이르다.

하지만 기말고사 이후부터 2011년 1학기 개강까지 이어지는 동계방학 기간 동안 우려되는 문제는 분명하다. 바로 등록금 사안이다. 동계방학 중에는 다음해 예산 산출에 따른 대학본부의 등록금 조절과 학생들과의 협의, 그리고 실제 책정이 이뤄진다. 등록금이 인하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이는 다음 학기뿐만 아니라 내년 나아가 대학의 역사와 함께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등록금 협의 과정에서 대학발전이라는 명분을 바탕으로 한 본부의 등록금 인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학생사회의 결집된 목소리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이미 우리대학은 신임 총장이 취임한 2학기부터, 언론을 통해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에 최대한 근접하는 등록금 인상 계획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등록금으로 인한 학생들의 고충이 공론화되고 인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는 본부가 학생과의 갈등을 예고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난관 속에서 학생사회는 총학생회라고 하는 명명백백한 지휘자를 세우지 못한 상황을 맞고 말았다.

이제 학생사회에 남은 것은 신임 단과대 및 자치기구의 대표자로 구성될 비상대책위원회뿐이다. 이미 학생사회는 2010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운영하며 성공과 실패 속에서 얻은 많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 구성될 비상대책위원회는 총학생회의 부재를 메우고 학생들의 더 큰 부담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과 그에 따르는 노력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그 와중에 가장 선행돼야 할 과제는 하루 빨리 임시전학대회 개최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정식 기구로 인준하여, 본부와 대등한 위치에서 협의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다시는 대표자의 부재를 핑계로 학생사회가 본부와의 협의에서 돌연 배제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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