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3대 총학생회가 난산 끝에 출범했다. 29일부터 실시됐던 총학생회 구성을 위한 전체 학생 투표에서 새 총학은 50.87%의 투표율과 72.6%의 찬성으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2009년 11월 이후 학생들의 투표율 저조로 3차례나 총학 구성이 무산된 뒤에 실시된 것이어서 투표 결과에 학내의 관심이 집중됐었다. 이번에 학생들이 투표 첫날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더 이상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못한 채 또 다시 한 해를 맞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총학생회는대학에서 학생들의 자율기구이면서 학생대표기구다. 따라서 총학은 학교의 다른 기구와 마찬가지로 당연히 합법적으로 구성돼 제 역할을 다해야하는 것이다. 새로운 총학생회의 정, 부회장에게 축하를 보낸다.

모두가 알다시피 대학은 4개의 기둥으로 지탱되는 건축물과도 같다. 그것은 학교법인과 교직원 학생 그리고 동창들이다. 그 중 학교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이 중심 기둥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건축물은 중심 기둥 하나만으로는 성립될 수 없다. 각 기둥들이 서로 협력하고 지탱해줄 때 비로소 튼튼한 건물이 되는 것이다. 지금 건국대학교라는 건축물은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모든 부문에서 비효율과 나태와 안주의 떼를 벗겨내고 보다 튼튼하고 훌륭한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업에는 학교법인과 교직원들이 이미 동참하고 있다.

지난 세월 각 대학의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권익 옹호와 복지향상보다는 반정부 투쟁에만 열정을 쏟을 때는 대학생들이 총학의 공약에 동의하지 못할 경우 선거에 불참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대학에서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이익대변 기구로 탈바꿈했다. 이는 이번 총학 선거에서 당선된 학생대표들이 학생과의 소통과 화합을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제시한 데서도 드러난다. 따라서 학생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와 성원을 받는 총학의 구성은 학교당국으로서도 환영하고 박수를 내볼 일이다.

학교를 구성하는 한 축인 학생들을 대표하는 총학생회는 학교의 발전과 미래 생존전략 마련에도 동참해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학교가 경쟁 대학을 추월하여 명문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은 법인과 교직원들만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학생들이 우리 학교의 미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어줄 때 학교는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다른 부문의 학교 구성원들이 현실에 안주하려 하거나 변화를 거부하려고 할 때 학생들의 애교심어린 관심과 정당한 목소리는 신선한 바람과도 같은 것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총학을 구성하고 못하는 것은 학생 개개인과는 상관없는 일이 아닌 것이 자명해진다. 바로 나의 권익과 내가 소속된 학교의 발전과도 연관된 일이 되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에 출범하는 총학생회가 우리학교의 미래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에 진지한 고민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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