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열렸던 총학생회 선거 후보자 정책공청회는 이를 관심 있게 지켜본 학우들에게 찝찝함만을 남겼다. 3시간에 달하는 시간동안 공약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온 답변은 2% 부족했다.

<새로고침> 선본이 내세운 공약들은 공청회 3일 전에 공약집으로 공개되었으며, 공약 수도 10개로 이전에 출마했던 선본보다 적다. 물론, <새로고침> 선본이 해명한 것처럼 3월 초에 공약들을 미리 만들어 놨었고 빈틈없이 준비했다면 문제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공청회에서 보여진 공약들은 ‘성의 없이 만든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많은 문제점을 나타냈다.

대표적으로 우리대학 병원 진료비 인하 공약이나 무인복사기 공약과 같이 주변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는 공약들을 보자. <새로고침> 선본은 그들의 반발에 대한 대비책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었다. 작년 총여학생회의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정책이 주변 산부인과들의 반발로 흐지부지된 걸 생각하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공약을 세울 때 구체적인 계획이 부재했다는 점도 문제다. 방중 국토대장정 공약과 같이 원래 진행해오던 농활과 해외탐방 행사와 맞물리는 경우는 수월한 진행을 위해 계획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예산확보와 안전, 위생 등 구체적인 계획을 묻는 질문에 후보들은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허나 더 큰 문제는 바로 공약을 추진하는 선본의 자세다. <새로고침> 선본의 후보들은 학생기자들의 질의에 일관되게 “학우들이 원한다면 하겠다”, “학우들이 하자면 학교는 추진해야 한다”과 같이 대답했다. 학우들의 뜻에 따르겠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다. 허나 ‘될 것이다’, ‘학교가 당연히 해야 한다’와 같이 두루뭉실한 생각만으로 공약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하겠다고 확실히 방침을 정하고 행동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 취업대란 등으로 학내 문제에 관심을 갖기 힘든 학우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것도 녹록치 않은 일이다. 이를 최우선 해결방향으로 생각하고 다른 계획 없이 행동하는 것은 위험성이 크다.

지금 상황이 계속된다면 학우들을 위하겠다는 <새로고침> 선본의 의지가 실현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즐기지 못하는 학교를 새로고침 하겠다”고 일만 오천 학우들 앞에 말하지 않았던가. <새로고침> 선본이 원하는 대로 학교를 새로 고칠 수 있으려면 지금이라도 공약을 재점검하고 확실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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