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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손바닥 안 관심과 감시 사이끊이지 않는 CCTV설치 논쟁, 우리대학은?
김대영 이동찬 이은영 기자 | 승인 2011.05.10 00:12

교내를 걷다 보면 호수 근처 벤치나 건물 안 계단과 복도에서 심심치 않게 CCTV를 마주한다. CCTV 설치를 둘러싼 찬반 대립. 이 해묵은 논쟁을 소개하기보다 직접 교내를 돌아본 후 이를 바탕으로 가상기사를 구성해 봤다.


우리 아빠의 시선
3월이었다. 조별 과제를 하느라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있어야 했다. 과제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일감호 옆 벤치에 잠깐 걸터 앉았다. 그 때 검은 실루엣이 내게로 다가와 내 몸을 더듬었다.

“꺄악! 사람살려~!”
그 때, 저 멀리서 파란 유니폼을 입은 중년의 아저씨가 호루라기를 불며 뛰어오고 있었다.
“삐이익~! 거기서!”
아빠였다. 아빠는 우리 학교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 괴한은 도주했다. 아빠는 쫓아가지 않고 내게로 왔다.
“나영아, 괜찮아?”
“응... 으앙~”

울음이 터졌다.
“그래도 천만다행이다. 얼마 전에 여기에 CCTV를 설치했으니 망정이지 안 그럼 큰일날 뻔 했네 우리 딸” 사생활 침해의 주범이라고만 생각했던 CCTV였는데 CCTV의 필요성을 새삼 느꼈다. 그러나 CCTV에 대한 좋은 감정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야, 오늘 수업 빠지고 학생회관가서 밥이나 먹자 응?”
“안돼”
“아아~ 말자야~”
평소 친구들을 꼬셔 수업에 잘 가지 않던 나였다. 그 때마다 내 전화기는 소란스럽게 울어댔다.
“여보세요?”
“조나영, 너 수업 안들어가고 어디가!”

그렇다. 아빠는 우리 학교 경비원. 교내 곳곳에 설치된 CCTV가 우리 아빠의 눈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그렇게 나의 일탈은 제 빨리 저지당했다. 그 뒤로도 아빠의 시선은 언제나 날 향하고 있었다. 한 마디 해야 겠다 싶어 아빠를 불렀다.

“아빠, CCTV로 왜 자꾸 감시하는 거야?”
“감시라니. 비춰지니까 볼 뿐이고, 딸이니까 더 신경이 쓰이는 것 뿐이지”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잖아. 수업을 빠지고 노는 건 내 잘못이기는 하지만 늘 감시당하고 있는 기분이란 말이야”
“저번처럼 행여 사고라도 날까봐 더 신경쓰는 것 뿐이야. 넌 항상 밤늦게 다니잖아”
정말이지 이놈의 CCTV는 정체를 모르겠다. 날 지켜주는 오밤중의 수호천사인지, 내 일상을 구속하는 우리 아빠의 매서운 눈초리인지...


너도 나도 모르는 우리학교 CCTV 현황

우리 학교에는 얼마나 많은 CCTV가 있을까? 기자가 직접 우리대학 상허문(정문)-산학-일감호-종합강의동-학생회관-상허관-건국문(후문)으로 이동하는 동안 총 몇 번이나 CCTV에 찍히는지 직접 체험해보았다. 새천년관 에스원보안사무실에서 확인한 결과, 기숙사를 제외한 우리대학에 설치된 782개의 CCTV가 이동하는 기자를 찍은 횟수는 총 41번이었다. 기숙사를 포함한 CCTV의 개수는 1000여개에 달한다.

학생회관 옥상과 새천년관 옥상에 설치된 CCTV는 넓은 반경을 관찰한다. 특히 새천년관 옥상에 설치된 CCTV는 잠실대교와 올림픽대로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좋다. 확대하면 일감호 벤치에 앉은 학우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교내 곳곳을 살필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마치 <반지의 제왕> '사우론의 눈'을 연상케한다.

이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최소연(문과대ㆍ국문3) 학우는 “요즘에 문제가 많이 일어나니까 안전을 위해 설치하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학진(문과대ㆍ중문3) 학우는 “41번 찍힌 것은 너무 과하다”며 “CCTV 설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늘려나가는 건 행정편의주의에 치우쳐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학교에는 왜 이렇게 많은 CCTV가 설치돼 있는걸까? 총무팀 박정호 선생은 “CCTV가 설치돼 있다는 것을 알면 범죄를 저지르려고 해도 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교내 범죄 예방용으로 CCTV를 설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원 한상식 선생은 “범죄 예방 뿐 아니라 행사 안전, 사후 자료 확인을 목적으로 설치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개인사물함 도난사고가 많이 발생해 학우들은 민원을 제기해왔었다. 학교는 도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CCTV를 설치했고 그 결과 범죄율도 많이 줄었다. 박선동 수위장은 “구체적인 수치는 없지만 10번 발생했던 문제들이 CCTV 설치 이후 5번 발생할 정도로 많이 줄었다”며 “도난 및 사고 예방을 위해 우선적으로 학생들이 이해해줘야 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한상신 선생은 “대부분의 CCTV의 화질이 좋지 않아 인권침해의 소지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CCTV로 교직원들의 근무 태만을 살핀다는 루머에 대해 “이는 현재 학교의 CCTV 화질로는 어림도 없다”고 밝혔다. 또 CCTV는 용도 외에 사용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어 위 사례와 같은 경우는 적법하지 않다.

CCTV 자료보관은 한 달동안 하며 열람요청서를 작성해올 경우에만 열람할 수 있다. 박정호 선생은 “자료 관리를 철저하게 한다”며 “학우들은 자료를 열람만 할 수 있으며 직접 자료를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에스원 : 우리대학의 보안을 담당하고 있는 업체. 에스원의 시스템 보안 서비스를 ‘세콤’이라 한다.

CCTV  설치ㆍ운영 법률에 맞게

우리대학 캠퍼스 곳곳에 설치된 800여 개의 CCTV. 어디를 가든, 어디에 있든 CCTV 카메라는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건대입구역에서 나와서 캠퍼스로 들어서고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에서조차도 우리는 CCTV 카메라에 수십 번 노출된다. 그러나 아무리 안전과 범죄예방을 위해서라고 해도 무작정 CCTV를 설치할 수는 없는 법! 이러한 CCTV를 설치하는 데에도 몇 가지 규정이 정해져 있다. 현재 CCTV의 설치근거는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찾을 수 있다.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제 4조에는 CCTV의 설치에 대한 내용이 명시돼 있다. 4조의2 1항에 따르면 △범죄의 예방 △교통 단속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CCTV를 설치할 수 있다. 그러나 공익을 위해서라도 무조건 설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희대 법학과 정태호 교수의 논문 ‘CCTV감시에 대한 개인정보보보호법의 규율에 대한 헌법적 평가’에 따르면 근접촬영, 영상의 녹화 및 판독 등 통행이 빈번한 거리에 설치되어 감시하는 것은 개인이 자신에 관한 정보의 배포나 사용에 대하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인 개인정보자결권를 제한한다고 본다. 우리대학 새천년관에 설치된 CCTV는 큰길까지 관찰할 수 있는데 이는 개인정보자결권을 제한할 수 있다. CCTV 설치를 정당화할 수 있는 공익은 생명, 신체의 안전 확보나 범죄의 예방처럼 비중이 높아야 한다.

또한 CCTV에 나타난 영상의 화질이 좋지 않아 영상만으로는 개인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개인정보자결권은 제한될 수 있다. 영상의 화질과는 무관하게 개인은 CCTV에 대해 심리적 압박감을 받고, 영상을 확대하는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이 있을 경우 개인정보자결권은 제한되는 것이다.

제 4조의2 2항에 따르면 CCTV를 운영할 때에는 CCTV의 설치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임의 조작할 수 없다. 특히 원래 설치된 곳 이외의 곳을 비춰서는 안되고 녹음기능도 사용할 수 없다. 정태호 교수는 음성녹음이 범죄예방, 시설보안 등 CCTV의 설치 목적에 비춰볼 때 불필요하다고 해석했다. 그러니 마음 내키는 대로 CCTV를 다룰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자.

그러나 이제 이 법률은 3월 폐지되어 더 이상 볼 수 없다. 대신에 새로이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정돼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은 CCTV의 설치 및 제한 근거를 더 자세하게 명시했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목욕실, 화장실, 발한실, 탈의실 등 개인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절대 설치할 수 없는 등 CCTV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더 엄격한 규정을 거쳐야 한다.

김대영 이동찬 이은영 기자  kkpress@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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