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암 유발효소 '하데스' 세계 최초 발견 안성관 교수팀

2005년, 미생물공학과 안성관(공과대) 학과장과 배승희(대학원ㆍ미생물공 박사수료) 연구원은 안성관 교수가 5년간 찾아 나선 미지의 암 유발물질을 세계 최초로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하데스(Hades, 그리스 신화 저승의 신의 이름을 따옴)’라 명명한 효소를 당시 학계는 인정하지 않았다. 다시 6년 동안 학계의 인정을 받고자 재실험을 반복하고 설명해야 했다. 결국 지난 5월 20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Cell Death and Differentiation>(Impact Factor 8.24, 전 과학 분야 세계 상위 7%의 학술지)에 안 교수팀이 발견한 암 유발물질 ‘하데스’에 대한 논문이 게재되었다.

안 교수팀이 발견한 ‘하데스’는 그 이름처럼 세포의 죽음을 제어하는 물질이다. 암이라 불리는 악성 종양은 세포가 무한 증식하며 생긴다. 이런 세포의 비정상적 증식은 세포의 모든 움직임을 조절, 규정하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정상적인 세포의 경우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자연히 사멸되는데, 이 때 작용하는 물질이 ‘p53’이라는 단백질이다. ‘p53’이 늘어나면 이 단백질의 작용으로 세포가 스스로 파괴되어 암에 걸리지 않게 된다. 하데스는 ‘p53’을 분해해 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항암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방사선을 몸에 쪼일 때 양이 늘어나는 특징을 갖는다.

하데스의 발견은 쉽지 않았다. 안 교수와 배승희 연구원은 “‘p53’을 분해하는 데 작용하는 모든 단백질을 조사해 찾아냈다”고 밝혔다. 마치 열대우림에서 지도 없이 어떤 곳에 있는 보물을 찾기 위해 모든 지역을 뒤진 셈이다. 안성관 교수의 학과 선임 교수인 최태부(공과대ㆍ미생물공) 교수는 “안 교수는 굉장히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이라며 “이번 성과도 평소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하데스의 저해제(억제물질)을 개발하면 암의 재발을 막아 항암치료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안 교수는 “평소에도 하데스의 양이 늘어나는 것을 통해 암 발병을 예측, 진단할 수 있다”며 “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견으로 안 교수 연구팀은 국가로부터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도약연구 연구과제로 선정, 이번 달부터 5년간 연 3억원, 총 15억원을 지원받는다. 안 교수는 “대학원생들이 연구하기가 보다 수월해졌다”며 “하데스의 억제제를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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