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또다시 칼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겨울이라서가 아니다. 중앙대, 동국대 등을 강타한 학사 구조조정 때문이다. 학사 구조조정에 있어서는 우리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충주 글로컬 캠퍼스의 경우에는 구조조정이 학우들의 반대에 부딪혔음에도 불구하고 진행 중이며 서울캠퍼스에서도 학사 구조조정에 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서울캠퍼스라고 해서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글로컬 캠퍼스의 경우, 이렇게 구조조정이 진행되자 칼바람을 고스란히 맞는 것은 학우들이다. 학우들의 의견을 모으고 이를 전달할 총학생회(총학)가 없기 때문이다. 총학을 대신해 각 단과대학 회장들 및 중앙 단위의 장들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는 아직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컬 캠퍼스의 구조조정은 학우들과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으며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행동들도 하나의 구심점이 없는 상태다. 

그나마 서울캠퍼스는 글로컬 캠퍼스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중운위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구조조정이 이뤄지게 되면 구체적인 대응책을 세우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해찬 비상대책위원장은 “무분별한 학과 통폐합이나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며 “학사 구조조정에 대한 중운위위원들의 뜻은 모은 상태며 학교에서 구조조정 안을 발표하면 정식으로 이에 대해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글로컬 캠퍼스의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글로컬 캠퍼스측 중운위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글로컬 캠퍼스의 구조조정은 서울 캠퍼스에서 그냥 두고만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상대적으로 학생 수가 적고 사업을 시행하기 편한 글로컬 캠퍼스에서 먼저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서울 캠퍼스에 이를 적용하려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등록금이 책정될 당시, 대학본부에서는 글로컬 캠퍼스에서의 등록금 인상률을 근거로 들어 4.8%의 등록금 인상률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등록금 인상률은 결국 4.7%로 결정됐고 서울 지역 최고 인상률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 모든 것이 총학생회의 부재나 중운위의 잘못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하지만 총학과 중운위가 움직이지 않을 경우 이 사태가 더욱 심각해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학우 개인이 찾을 수 있는 해결책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운위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결국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학우들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눈이 많이 오는 울릉도에는 ‘우데기’라는 것이 있다. 한겨울의 바람과 눈을 막아주고 집 안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집 밖의 또 하나의 벽이다. 총학을 대신하는 중운위는 총학이 설 때까지 한겨울에 설치돼 따듯한 공간을 마련해 주는 우데기처럼 대학가의 칼바람을 막아주고 학우들의 의견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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