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에게 있어서 마감이란 높고 험한 산을 등반하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다. 소재를 구하면 취재를 하고 원고를 쓰는 것이 산을 오르는 과정이며, 원고를 끝마치면 정상에 오르는 것과 같다. 그 외 조판이나 남은 마무리는 산을 내려오는 과정에 상응한다. 등반에서도 그렇듯 올라가는 과정은 늘 힘들다. 특히 취재가 잘 풀리지 않으면 마치 산을 오르는 중에 앞을 가로막는 커다란 바윗돌을 만난 기분이다. 웬만한 유명 인사의 취재보다 우리대학 본부 취재가 더 어려워 앞길이 막히는 경우가 빈번히 일어나곤 한다.

항상 있던 일이지만 얼마 전에도 본지 취재부 기자들은 대학본부의 취재 회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해당 기자는 ‘One University’ 관련 기사를 쓰기 위해 기획조정처에 취재를 요청했다. 하지만 기획조정처 직원은 인터뷰해줄 시간이 없다거나 담당직원이 회의 중이라고 둘러대며 취재를 회피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본부의 한 직원은 “학생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안일수록 더욱 신경 써서 학내언론의 취재에 응해줘야 하는데 그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기자가 취재 요청을 하면 담당하는 부서가 아니라며 서로 다른 부서로 미루는 일은 본부에서 자주 보여 온 태도다. 심지어 담당하는 부서가 맞더라도 아예 아래 직원으로부터 거절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또한 민감한 사안이라 알려줄 수 없다거나 확실히 결정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취재를 거부하기도 하고, 취재가 반드시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 직원이 모르쇠로 일관하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 이렇게 본부에서 취재에 응해주지 않으면 기자들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도 공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수집하기가 어려워진다.

<건대신문>은 학내유일의 공식 신문이다. 본지 기자들은 학내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해 학우들에게 자세하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한편으로는 학교와 학생 사이의 중간자 입장에서 좋은 일은 독려하며, 잘못된 일은 바로잡기 위해 애쓰기도 한다. 기자들은 학내의 유일한 공식 신문 기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학교와 학생 사이를 이어주는 소통의 창구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 중이다. 하지만 <건대신문>이 제대로 된 중간자 역할을 수행하는 데 기자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취재 과정에서 본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이뤄져야 그 임무의 수행이 가능한 것이다. 서로 미루거나 온갖 변명을 늘어놓으며 취재를 회피하는 등 지금까지 보여 왔던 대학본부의 안일한 태도는 학우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기자들을 좌절시킨다. 본부는 언제든 열려있는 마음으로 <건대신문> 기자들을 대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직무유기이자 본부 직원들의 존재 이유에 대한 자기부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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