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의 자살은 중장년층과 달리 심사숙고한 끝에 결심을 하고 저지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어느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르거나, 일상의 스트레스를 갑자기 견디기 어렵게 느끼는 일이 발생하면 순간적으로 충동이 생겨서 일을 저지르고 만다. 이미 뒤쳐져있어서 어떻게 일을 해결할지 모르겠다는 흑백논리도 한 몫 한다. 끝까지 가볼 필요도 없는 재미없는 인생이라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버리는 것이다.
인생이란 어쩌면 긴 영화와 같은 것인지 모른다. 문제는 이 영화가 언제 어느 순간부터 재미있어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처음 20분정도만 보고나서 재미없을 것이 분명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영화관 문을 나와 버리는 사람이 바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의 심리다. 그러나 영화는 그 다음부터 흥미진진해질지 모르고, 클라이막스 부분에 놓쳐서는 안 될 기찬 장면이 나올지도 모른다. 아니면 막판에 대단한 반전이 숨어있을 수 도 있다. 그러나 영화관 문을 중간에 박차고 나와 버리면 이 모든 것을 볼 기회도 함께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학생들은 힘이 들 때에는 혼자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주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얻는 것,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쿨하게 지내는 것이 현대인의 모토라고 한다. 그러나 자칫 너무 쿨한 척 하다가 얼어 죽어서는 안 된다. 갈수록 개인화되는 캠퍼스 생활과 경쟁에 치우쳐 파편화된 학생들은 고립되기 쉽다. 고립감과 외로움은 자살의 주요한 동반자다.
우리대학도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보호하고 고민을 상담해 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의 학생상담센터 기능을 확대하거나 개편할 필요가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우리대학병원과 협력해서 학생들에게 보다 전문화된 정신상담과 치유를 동시에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했으면 한다. 또한 학생들간 상호 도움을 주는 학교내 지지망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학생지원활동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