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새내기 호에 실을 교환학생 관련 프로그램 취재를 위해 국제교류처 김영달 과장을 만났다. 김 과장은 외국에 나가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서 주는 혜택을 열심히 설명했다. 설명을 듣다보니 문득 ‘왜 학교에서는 장학금 등 여러 혜택을 주면서까지 학생들을 해외로 보내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우리가 학생들을 외국으로 보내는 이유는 딱 하나에요. 넓은 곳에 가서 ‘내가 무엇을 해야겠다’라는 목적 의식을 얻고 올 수 있게 도와주는 거죠”라고 답했다. ‘목적의식’의 중요성을 말한 건 김 과장뿐만이 아니었다.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최주원(문과대・국문과4) 학우는 자신이 교환학생으로 선발된 이유에 대해 프랑스로 가려는 ‘목적’을 면접관들에게 제대로 어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최주원 학우와 김 과장이 했던 말을 되짚어보니 지난해 종강호 제작 때 겪었던 일이 떠올랐다. 대선이 초미의 관심사였던 지난 12월, 1278호 대학기획 취재를 위해 대학교육연구소에 방문했다. 당시 기획 소재는 ‘대선주자들의 대학생 관련 공약’이었는데, 사실 소재가 급하게 결정된 터라 어떤 방향으로 풀어가야 할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 ‘취재를 하다 보면 방향도 잡히겠지’라는 막막한 심정으로 무작정 대학교육연구소를 방문한 상태였다. 하지만 구체적 목적과 방향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취재가 잘 될 리 만무했다. 취재원이었던 연덕원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기자가 하는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당시)문 후보나 박 후보가 내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혹시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이 그들 각각의 정치적 스탠스와 부합하는 건지 알고 싶은 거에요?”라고 되물었다. 결국 기자는 연 연구원의 지적에 우물쭈물 대답하지 못하고 돌아와야만 했다. 혹시나 하는 희망을 갖고 다음날 우리사회연구소 김진일 연구원을 만나 어제와 같은 질문을 했으나, 김 연구원 또한 질문의 목적을 파악하지 못했고 기자는 원하는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초까지 취재원들은 직간접적으로 ‘목적의식’의 중요성에 대해 말해주었다.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잠시 손을 놓고 ‘내가 이 일을 왜 하는 걸까’ 혹은 ‘무엇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일까’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다면, 지난해 대학기획 취재 때 무엇을 써야 할지 확실히 알 수 없었던 기자처럼 확실한 목적 없이 의미 없는 표류만 반복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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