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방영된 예능프로그램 SNL의 ‘조별과제 잔혹사’ 방송이 많은 대학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큰 화제가 되었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가장 연장자를 조장으로 선정하고, 갖은 핑계를 대며 조별활동을 하지 않고 무임승차하려는 대학생들의 조별과제실상을 방송에서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이렇듯 조별과제는 대학생들에게 매우 난감한 골칫거리다.

본래 조별과제의 궁극적 목적은 조원들의 협동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킴으로써 개인이 만들 수 있는 성과보다 그 이상의 성과를 만들고자 함이다. 또 과정 속에서 조장은 리더십을, 조원은 팔로워십을 그리고 조원 전체는 공동체로서 서로 협력하고 조정, 조율하는 법을 학습하는 데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학생들은 조별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려 하며, 맡은 바 업무조차도 하지 않는 무임승차 등의 문제로 본연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학생 개인의 문제로만 돌릴 수 없다. 조별과제를 부여한 사람이 조별활동에서 생기는 문제를 학생들 스스로 해결하기만을 바라는 것은 조별활동에서 책임감 없는 학생들과 같다. 지난 학기에 두 번의 조별과제를 했다. 하나는 대부분 조별과제가 그렇듯이 출석부 순서대로 조를 짜고, 중간 점검 없이 오직 결과물만을 보고 평가하는 수업이었다. 반면 또 다른 수업에서는 조모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조사한 후 시간이 맞는 사람들끼리 조를 짰다. 또 해당 교수는 학생들과 주기적으로 만남을 가져 과제 진행 상황을 점검했고, 평가에 있어서도 결과물뿐만 아니라 조원들과의 관계 역시 평가 요소에 반영했다.

조원들간 협동이 잘 이루어지고 모두가 충실히 활동한 조는 결과물 또한 좋을 수 있다. 그러나 몇 사람만이 적극적으로 활동한 조 역시 결과물이 좋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러한 경우는 빈번하며 결과물이 좋다 해도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인해 학생들은 조별과제를 기피하고 결국 조별과제만이 가진 장점 또한 살릴 수 없다. 나 역시 전자의 경우 후자에 비해 조별활동에 몰입하기 힘들었고, 상대적으로 덜 참여했다.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활동에서는 어느 한사람만의 노력으로 해결되는 것은 없다. 조별과제는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은 나 혼자만의 과제가 아닌 만큼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또한 조별과제를 부여하는 사람은 개인 과제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만큼 무임승차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하고 조별활동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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