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신문 FM> 2부에서는 중어중문학과 전공선택 ‘현대중국과 영화’를 강의하시는 문현선 선생님과 함께 합니다~. 문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영화는 <인도차이나 (indochine)>입니다. 1992년 개봉된 작품인 <인도차이나>는 1930년대 프랑스 치하의 베트남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대를 이어 고무 농장을 운영하는 여인 엘리안느 드브리스와 그녀의 양녀로 들어온 까미유, 그리고 프랑스 해군 장교 장 밥티스트 세 사람이 겪는 삼각관계를 담은 영화입니다. <인도차이나>는 세 사람의 삼각관계를 큰 줄기로, 격동기 베트남의 역사를 녹여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어요. 이제부터 문 선생님과 함께 영화 <인도차이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Q. 영화를 추천해주신 이유를 알려주세요!

1990년대에 영화 <인도차이나>, ‘연인’ 등 프랑스의식민지였던 지역을 배경으로 한 영화와 소설이 등장했어요. 그전까지는 한국인의 눈으로 베트남을 바라보는 관점은 베트남전쟁, 베트콩 등 부정적인 관점뿐이었죠. 한국의 입장에선 공산국가는 적국이었잖아요?

그런데 <인도차이나>를 보고 △한국인의 관점에서 보는 베트남 △베트남인의 관점에서 보는 베트남 △프랑스인의 관점에서 보는 베트남이 다 다르다고 느꼈어요. 철학적 측면에서 다시 생각하게 해준 영화인 것 같아요. 영화를 보고나서 민족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같은 이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죠. 20세기 근현대를, 넓게는 인생을 성찰할 수 있게 한 영화인 것 같아 이 영화를 추천했어요.

 

Q. 선생님은 <인도차이나>를 주제로 학생들과 함께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가요?

저는 기술의 혁신, 사랑의 위대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영화를 보면 엘리안느와 까미유가 축음기를 틀고 같이 춤을 추는 장면이 나와요 또 영화에서 옛날 자동차와 라디오들을 볼 수 있죠. 우리가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기술들이 그 당시에는 혁신이었어요. 이 영화를 보면서 학생들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기술들도 매 순간 그런 혁신에 의해 만들어지는 거지, 그냥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어요.

 

영화를 보면 사랑의 위대함도 느낄 수 있어요. <인도차이나>에 나오는 장 밥티스트는 까미유와 사랑에 빠지기 전엔 출세지향적이고 계획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에요. 그런데 사랑에 빠진 뒤로는 까미유를 보호하다가 반역죄에 얽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죠.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는 거예요. 친구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 자란 이후에는 서로의 생활에 대해 간섭하지 않아요. 하지만 연인관계는 서로에 대해 지적하고 간섭하게 되죠. 그래서 이전과는 다르게 상대방의 지적을 참기도 하고 그 의견을 받아들이게 되잖아요. 토론을 예로 들면, 의견을 주고받다가도 자기주장을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잖아요? 그런데 연애를 하게 되면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들을 받아들이게 되고 자신에게 있어 소중한 것도 포기하게 돼요. 그런데 흥미로운 건 연인관계가 끝나고 나서도 이렇게 해서 바뀐 삶이 나의 일부로 남는다는 거예요. 이전과는 다른 ‘나’가 되는 거죠. 그런 점을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여러분, 여러분들은 일상에서 쓰는 자동차, 휴대폰과 같은 문명의 이기들을 무감각하게 쓰고 계시지는 않나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난 후 전 여태까지 스마트폰을 보며 별 생각 없이 써왔던 것이 떠올라 부끄러웠어요. ‘주어진 것들에 대해 감사함 없이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인도차이나>, 인터뷰를 끝내고 생각해보니 단순한멜로영화가 아닌 많은 것들이 담긴 영화라는 생각이드네요. 문현선 선생님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7월에 봐요.

노기웅 수습기자 shrldnd00@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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