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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대 군기문화, 진실은?커뮤니티에서 확산된 동생대 군기문화 글, 사실관계 짚어보기
김지수 기자 | 승인 2014.11.12 17:51

10월 중순 한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에 동물생명과학대학(동생대)의 군기 문화에 관한 글이 올라와 학내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이를 계기로 동생대 학장을 비롯해 학생회장과 행정실 등은 “원인을 파악해 후속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 밝혔다. 이에 따라 12일 동생대에서는 동생대 여학우 전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정말 사실일까? 우리대학 학우라면 건너들어 짐작만 하던 동생대의 군기를 파헤쳐봤다.

친목 도모가 목적이라는 “여학생총회”
지적과 함께 오는 술 권유는 피하기 힘들어 곤욕
지적과 함께 오는 술 권유는 피하기 힘들어 곤욕여학생총회(여총)란 개강총회와 비슷한 성격의 행사로, 3월 초 동생대 1학년, 2학년, 3학년 여학우들끼리 모이는 자리다. 여총은 동생대 각 학과 별로 진행하고 있다. 여총의 목적은 선후배의 친목을 다지는 것이지만 실상, 새내기들에겐 강압적인 술 분위기로 두려운 자리라고 한다. 또 여총은 선배들이 1학년들의 잘못을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지적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선배들은 그동안 있었던 1학년들의 잘못을 지적하며 술을 권유한다. 주로 인사, 이름 밝히기 등 예절에 관한지적을 한다고 한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는 “1학년 여학생들이 언니들이 주는 대로 술을 마시고 토하기를 반복한다”며 “토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 화장실이 부족해지면 봉지를 귀에 걸고 계속 마시게 한다”고 쓰여 있다. 이에 대해 동생대 1학년 학우는 “봉지 얘기는 사실 무근이다”며 “하지만 잘못 하나 당 거의 세잔씩 술을 먹이기 때문에 차라리 빨리 술에 취해서 뻗는 게 가장 낫다”고 말했다. 또 그는 “물론 심각하게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들의 잘못을 지적한 상황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계속 술을 권유하는 데 어떻게 안 먹을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이렇게 술에 취한 새내기들을 남학우들이 집까지 데려다 주기도 한다. 술자리를 갖기 전, 선배들은 미리 1학년들에게 자신의 집주소, 부모님의 연락처 그리고 자신을 데려다 줬으면 하는 남학우의 이름을 적게 한다.이후 1학년이 인사불성이 되면 해당 남학우에게 1학년 여학우의 집주소가 적힌 종이를 건네주고 바래다 줄 것을 권유한다. 이에 대해 한만혁(동자4) 동생대 학생회장은 “남학우에게 일대일로 취한 여학우를 집에 데려다 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여학우 혼자 가면 위험하니 방향이 비슷한 친구들끼리 여럿이 보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진회 동생대 학장은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술에 취했을 경우 성관에 재우거나 부모님에게 연락을 하지만 그것이 안될 경우 집 방향이 같은 학생들을 함께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동생대의 한 새내기는 “집방향이 전혀 다른 남학우와 단둘이 집에 간 적이 있다”며 그렇지 않은 사례들도 있다고 전했다.

동생대 전용 기숙사 ‘성관’
선ㆍ후배 유대감 형성은 좋지만 농악은 힘들어…

동생대는 과거 축산대학(축산대)이었다. 축산대학은 1959년도 우리대학 설립자인 유석창 박사의 대한민국 농업 부흥의 뜻을 실현시키기 위해 만들었다. 유 박사는 우리나라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씨를 뿌려 식물을 재배하는 경종농업만 할 것이 아니라 가축을 이용하는 유축농업을 병행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고, 지속적으로 교육부을 설득한 끝에 우리나라 최초로 축산대학을 설립했다. 이때 이러한 유 박사의 뜻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축산대학 학우들의 생활관이 지어졌다.

정승헌(동생대・동자) 교수는 “당시 축산대학은 농촌을 개혁할 혁명 투사를 양성하는 농군 사관 학교였다”며 “그 때는 다들 먹고 살기 어려웠기에 학생들의 의식주를 해결해줄 생활관을 지었는데 그것이 지금의 성관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식주를 해결해준다고 하니 곳곳에서 특출한 인재가 많이 모였다”고 덧붙였다.

축산대 학우들은 이곳에서 모든 수업이나 생활을 같이 해왔던 것이다. 때문에 당시 축산대학 성관은 단체생활을 중요시 했고 선후배의 상하관계가 엄격했다. 정 교수는 “당시 학생들은 단체 생활을 위한 규율, 선후배의 엄격한 상하관계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며 “아침 일찍 체조를 하거나 모두 동시에 군 입대를 하는 등 기본적으로 철저한 단체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이런 전통은 현재까지 비슷하게 내려오고 있다. 동생대 학우들은 기숙사를 신청하면 무조건 성관으로 배정받는다. 여전히 성관에서는 선배들이 3월부터 9월까지1학년을 대상으로 매일 아침 농악을 시키고 있다. 농악은 9월에 열리는 동생대의 축제 ‘목동의 밤’을 위한 것이다. ‘목동의 밤’이 끝나면 1학년들의 농악 생활도 끝이 난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성관 생활 부분에 대해 △농악 전원 참여 △선배 빨래・청소 △야식 억지로 먹이기 등을 지적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아침저녁으로 하는 농악은 1학년 전체가 의무적으로 참여해야하며 농악을 할 때는 모자를 쓰면 안 된다.

이에 대해 동생대 1학년 한 학우는 “선배들이 빨래나청소를 새내기에게 시키고 야식을 억지로 먹인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성관에서 생활하면 선배들이 1학년을 잘 챙겨준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침농악에 대한 부담감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그는 “늦잠을 자고 싶은 날도 있는데 더운 날에도, 추운 날에도매일 새벽부터 농악을 하는 것은 힘들다”며 “하지만 농악에 참여하지 않으면 성관 벌점도 받고 선배들의 눈초리 때문에 성관에서 생활하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농악할 땐 모자를 쓰면 안 된다는 선배들의 명령 때문에 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해당 학생 찾아 대책 마련하겠다”
한만혁 학생회장은 “우선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많이 상처 받았을 우리 대학 학우들과 학생회 국원들에게 죄송하다”며 “우리가 겪었던 일인 만큼 이 일의 부당함을 알고 각 과의 집행국들이 악습을 개선하는 도중에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대해 “대부분의 내용이 09학번인 내가 1학년 때이거나 그 이전의 일인데, 마치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과장해서 쓴 것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가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개선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앞으로 더 세세하게 신경 써 인수인계를 확실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승헌 교수 역시 “외부에서 보기에 이런 우리 대학만의 문화가 분명 안 좋게 비춰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그러나 그것은 일부에 불과하고 그저 문화적 스펙트럼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만큼 타 대학보다 선후배간의 정이 끈끈함을 강조했다.

김진회 동생대 학장은 “설문조사를 거쳐 성관이든 단과대 차원이든 문제가 있다면 특별 조치를 취하겠다”고밝혔다. 또한 “포털 사이트에 글을 올린 사람의 신원을 모르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무리”라며 “글을 올린 사람을 찾아야 해당 사건들에 대한 가해자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동생대에서는 글을 게시한 사람을 찾기 위해 광진구청을 통해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서유선 동생대 행정실장은 “성관은 농축산분야의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자의 훌륭한 뜻을 계승하는 것”이라며 “시대에 따라 문화 역시 변할 수는 있지만, 선배에 대한 예의도 배울 수 있는 등 좋은 부분도 있다”라고 답했다. 김영봉 학생지원팀장은 “성관이나 장학금에있어서는 학내 전체 여론을 고려해 바람직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수 기자  wltn1526@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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