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호의 조성과 우리들의 생각

▲ 과거-현재 연결사진

“예쁘다”, “정말 넓다”. 우리대학 학우 뿐만 아니라 타 대학 학생들까지 일감호를 보며 감탄하곤 한다. 이처럼 일감호는 우리 대학의 명소로 알려져 있다. 우리대학의 명물 일감호는 언제, 어떻게 생기게 된 걸까?

일감호는 우리대학 설립자 故유석창 박사의 의지로 건설됐다. 1954년 종로구 낙원동에 위치해있던 우리대학 정치학관은 종합대학으로 승격되면서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게 됐다. 이 때 故유 박사는 당시 조선시대 양마장으로 사용됐던 살곶이목장의 습지를 개간해 인공호수로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된 일감호는 현재 470,963㎡의 캠퍼스면적 중 약 9분의 1에 달하는 55,661㎡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듯 60년의 역사를 가진 일감호에 대해 학우들의 궁금점도 많다. “조경이 보기 좋다”라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일감호는 더러워 보이던데 수질관리는 제대로 하고 있나”, “여름에 일감호에서 악취가 난다”, “일감호의 규모가 너무 커서 일감호 중앙에 다리를 놓아줬으면 좋겠다”, “세종대가 정말 일감호에 들어가나” 등 학우들의 많은 의견이 쏟아졌다.

이처럼 학우들의 다양한 궁금증을 해결해 보고자 <건대신문>이 일감호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일감호가 궁금해요!

일감호에 한국외국어대학교, 세종대학교를 빠뜨릴 수 있다고?!

 

평소 일감호 호수가 크다는 인식 때문에 타 대학이 일감호 안에 들어간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홍익대학교(홍대)에 재학 중인 한경진 학우는“건국대학교에 있는 호수에 우리 대학이 들어간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라며 “정확한 규모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일감호의 호수면적은 55,661m²로 약 1만 7천 평에 해당한다. 일감호에 빠뜨릴 수 있는 대학으로 소문난 곳은 홍대와 한국외국어대학교(한국외대)다. 면적 조사 결과 △홍대 서울캠퍼스 232,568m²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82,291m² △세종대학교 서울캠퍼스 111,676m²다. 따라서 학우들이 가장 관심 있어 했던 홍대 서울캠퍼스와 한국외대 서울캠퍼스는 일감호 면적보다 훨씬 큰 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감호에 어떤 대학이 빠질 수 있을까? 일감호 면적보다 작은 대학에는 △동덕여자대학교 54,034m² △경기대학교 서울캠퍼스 14,642m² △성공회대학교39,431m² 등이 있다.


일감호는 몇 급수일까? 청소, 관리는 어떻게 할까?
일감호 위생에 대한 학우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강기훈(공과대ㆍ융합신소재1) 학우는 “일감호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이는 비단 우리대학 학우들만의 생각은 아니다. 경희대학교에 재학 중인 최지성 학우는 “여름에 일감호를 봤는데 너무 더러웠다”며 “관리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심지어 유스마케팅 전문기업 ‘대학내일’에서는 ‘이게 호수야 시궁창이야’라는 제목으로 타 대학 호수들과 함께 일감호 위생에 대한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우리대학 안전관리팀 장진석 선생은 “일감호 수질은 환경정책기본법시행령에서 규정한 7단계의 수질등급 중 3등급(약간 좋음) 정도 된다”며 “이는 환경부 수질오염공정시험방법에 따른 측정 결과다”고 설명했다.

반면 매월 일감호 수질을 측정하는 우리대학 황순진(생환대ㆍ보건환경)교수는 “개인적으로 일감호 수질을 측정한 결과, 환경부 수질 측정 기준에 의거해 일감호의 수질등급은 약간 나쁨에서 매우 나쁨으로 측정됐다”며 “전반적으로 나쁜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또 황 교수는 “수질은 여러 가지 항목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어떤 항목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등급은 달라질 수 있다”며 “안전관리팀에서 시행한 항목은 3등급 정도로 평가될 수 있고 다른 항목을 이용하면 좀 더 나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황 교수는 “등급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여러 가지 통계를 종합해 보통, 보통 이하 수준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일감호는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우선 매일 650톤의 지하수를 주입해 일감호 물을 썩지 않게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녹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호수에 수질정화용 모터보트를 띄운다. 장 선생은 “모터보트를 이용해 매일 아침 2시간씩 일감호 물을 섞어줌으로써 녹조를 방지한다”고 말했다. 겨울철에는 온도와 습도가 낮아서 수질정화용 모터보트 등의 수질관리보다 안전관리 위주로 이루어진다. 일감호 청소는 각 건물의 관리직원들이 담당 건물 앞 일감호를 청소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일감호에 빠지면 에이즈 빼고 모든 병에 다 걸린다?!
우리대학 학우라면 ‘일감호에 빠지면 에이즈를 제외한 모든 병에 다 걸린다’라는 소문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에 황순진(생환대·보건환경)교수는 “병에 걸리려면 병의 원인이 되는 병원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물로 전염이 되는 수인성 질병의 경우 미생물, 대장균, 중금속 등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아직 일감호에 대한 구체적인 병리학적 조사는 없지만 단순히 일감호에 빠진다고 해서 병에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감호에 사는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대학 국문학과 80학번의 한 졸업생은 “학창시절 일감호에서 낚시한 물고기로 매운탕을 끓여먹었다가 극심한 두드러기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고 전했다.


일감호에 둥둥 떠다니는 초록색 부유물은 무엇인가요?
황 교수는 “일감호에 떠다니는 초록색 부유물은 흔히 녹조라고 알고 있는 부유성 조류(algae)다”라고 답했다. 이러한 조류는 미생물로 단개체로서는 육안으로는 보기 힘들지만 모여 있으면 초록색 부유물로 보인다. 또 황 교수는 “부유성 조류는 높은 온도와 습도에서 활발히 번식한다”며 “여름에 나는 비릿한 냄새도 이 때문” 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비린 냄새를 유발하는 조류는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여름이 번식에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감호에 꽃게랑 베스도 산다는데··· 도대체 어떤 생물체가 살고 있나요?
지난 2012년 한 학우가 페이스북에 일감호에서 발견된 꽃게를 게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황 교수는 “꽃게가 산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답변했다. 일반적으로 꽃게는 바다에서 서식한다. 예외적으로 민물게가 있지만 민물게는 1등급의 수질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오염도가 심각한 일
감호에는 서식할 수 없다.

황 교수는 “일감호는 오염도가 높기 때문에 서식할 수 있는 생물체가 다양하지 못하다”며 “일감호에는 오염에 내성을 가진 미생물, 동물플랑크톤, 일부 어류(붕어, 잉어) 등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감호에 다리를 놓으면?
일감호에 대한 학우들의 가장 큰 희망사항은 바로 일감호를 가로질러 갈 수 있는 다리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종현(공과대ㆍ산업공2) 학우는“산학협동관 쪽에서 공학관을 갈 때 일감호를 둘러서 가야하기 때문에 너무 멀고 불편하다”라며 “일감호를 가로질러서 갈 수 있는 다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 문경파 시설팀 과장은 “일감호 다리 건설에 관한계획안 조차 나온 적이 없다”며 “다리건설 여부나 비용 등을 가늠하기 힘들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있는 대학은 어디가 있을까? 원광대학교의 경우, 수덕호라는 호수가 있는데, 수덕호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있다. 그리고 다리 위에는 ‘봉황각’이라는 정자가 마련돼 있다. 그 정자엔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카페가 있다.


들어는 봤나? ‘일감호 스케이트장’!

▲ 1958년 겨울 일감호에서 열린 ‘전국빙상경기대회’에서 선수들이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

일감호에서 스케이트 타기! 누구나 한 번쯤은 얼어있는 일감호를 보며 상상해봤을 것이다. 얼어있는 일감호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일이 허무맹랑한 상상에 불과할까?

놀랍게도 실제로 1963년 우리대학 일감호에서는 ‘제1회 전국남녀 중ㆍ고교 대항빙상경기대회’가 열렸다. 실내 빙상장이 없던 1950년대부터 60년대에는 일감호에서 야외 빙상대회를 열었다. 심지어 일감호는 겨울철에 빙상연맹의 연습장으로도 활용된 바 있다.

상허기념박물관 박제광 학예실장은 현재의 일감호 스케이트장 활용방안에 대해 “과거보다 겨울에 어는 얼음의 두께가 얇아져 안전상의 문제로 일감호를 스케이트장으로 활용하지 않게 됐다”며 현재 일감호 스케이트장 활용의 어려움을 밝혔다.


강호길 기자 khm5468@konkuk.ac.kr
김은서 기자 namues@konkuk.ac.kr
이채은 기자 leechaeun@konkuk.ac.kr
한결 기자 hkggoo@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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