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새천년관에서 대공연장에서 2015 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졸업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재학생들에게는 년도만 바뀌어 전기, 후기로 번갈아 진행되는 학위수여식이 딱딱한 행사로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쉬운 마음으로 모교를 떠나는 건국인들에게는 지난 4년의 혹은 그 이상의 대학생활을 뒤로하고 또 다시 낯설기도 새롭기도 할 내일로 향하는, 끝이기도 시작이기도 한 떨리는 발걸음 이었으리라.
 “신뢰받는 사람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신뢰는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입니다. 당장의 작은 이익 앞에서 대의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건국인은 사회에서 신뢰성이 높고 충성심이 강하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좋은 전통을 승계하여, 우리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자 리더로 성장하도록 합시다.” 송희영 총장은 학위수여식을 통해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눈 앞의 이익에 주저하지 않는 신뢰받는 구성원이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정작 남아있는 우리는 ‘대학 구성원들간의 신뢰가 두터이 형성되어있나?”라는 물음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가.떠나는 졸업생들을 향해 신뢰받는 사람이 될것을 바란다는 것은 뭉클하고 뜻 깊은 조언이라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남아있는 건국 구성원 사이에서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면 이는 신뢰를 잃을 지도 모르는 조언이다.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이 신뢰라면, 신뢰는 서로에 대한 관심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올해 등록금심의위원회를 통해 학부등록금이 0.04% 인하된 것과 대학원생의 등심위 참여 불발 등을 통해서 우리대학 내 소통이 부족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총학생회는 5%의 등록금인하를 약속, 요구했으나 지켜지지 않았고 대학원생의 등심위 참여는 다음 등심위 안건으로 넘어갔다. 대학원생 등심위 문제는 지난 등심위때도 논의되었다가 절차상의 문제로 넘어갔던 문제이기 때문에 의아한 면이 있다. 물론 소통에 대한 모든 책임을 반드시 총학생회나 대학본부와 같은 구성원의 대표가 지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구성원도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소통의 부재에 대한 윤활제 역할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대화, 요구, 답변이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정확하지 않은, 근거를 명백히 갖추지 않은 ‘요구’는 투덜거림이 될 수 있고, 같은 방법으로 이루어진 ‘답변’은 변명이 될 수 있다.
 유독 구성원 간 갈등이 잦았던 지난해를 비롯해 올해 새학기를 맞이하기 전까지도 터져 나오는 구성원간의 불협화음은 서로에 대한 불신을 더욱 가중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구성원 간의 불신 또한 대화를 통한다면 해결할 수 있다. 떠나는 이들에게 신뢰를 당부하거나 구성원 사이 갈등을 겪고 나서 신뢰를 다지기에 앞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는 신뢰받는 건국인, 구성원 간 신뢰가 있는 건국대학교를 위해 소통의 장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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