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은 홍보미디어부장

 새 학기가 시작됐다. 새로운 학교에 입학하고, 새로운 수업을 들으며, 새로운 관계가 시작된다. 이 새로움이 설레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내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에서 시작되는 걱정은 끝도 없이 늘어난다. 동아리, 학점, 인간관계 등 어느 하나 놓칠 수 없기에 문제는 더 어렵다. 필자도 수능을 마치고 새 학교를 기대하며 여러 계획을 세웠었다. 동아리는 꼭 몇 개 이상 가입해야 하고, 학점은 어느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등 입학도 전부터 많은 조언들을 들으며 또다시 앞만 보고 달렸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꿈이 없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단순히 미래에 가질 직업의 개념이 아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를 알지 못한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의 교육을 받으며 수십 번의 시험을 봤지만, 이에 대한 답은 적을 수 없다. 그리곤 많은 대학생들이 정해진 관례처럼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이처럼 모두가 같이 달리지만, 모두가 원하는 것을 하고 있지도 않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최근 청년 고용률은 약 44%, 청년 실업률은 약 7.5%에서 머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꼭 수치가 아니더라도 주변을 보면 취업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 행복을 갈아 넣으며 그저 안정, 돈만을 추구하는 사람도 볼 수 있다. 대학 입학을 위해 달려왔는데, 입학 후에도 취업을 위해 달리고, 취업 후에도 무엇인가를 위해 계속해서 달린다면, 도대체 언제 쉴 수 있을까? 취미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나이마다 정해진 과제를 하며 달려야 하는 이 사회와 세대가 안타깝다.

 

 지금 이 순간, 잠깐 멈추고 지금까지의 나와 현재의 나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는 다시 오지 않는다. 그렇기에 다들 걷는 길만 걷지 않았으면 한다. 걱정은 끝도 없으니 조금은 미루는 것도 좋다. 방학 때는 여행을 가고, 졸업 전까지 각종 스펙과 어학 자격증을 따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것들에 목메며 하지 못했다고 자책하지 않았으면 한다. 주어진 시간에 하고 싶은 것들을 해봤으면 한다. 못 해본 것, 지금까지 달려오느라 미뤄뒀던 것들을 실현하는 새 학기를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결국 이 순간들도 과거엔 미래였으며, 내가 꿈꾸던 순간이었다. 악기나 운동을 배워본다던가,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며 잠든다던가, 단순한 흥미로 새로운 공부를 해본다던가. 할 것은 참 많고 이 경험들이 돌이켜보면 ‘꿈’을 자라게 하는 것 같다. 선택이 잘못됐다 싶으면 그만두면 된다. 그것도 그때의 최선의 방법이다.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행하라. 물론 그에 따른 계획이 필요하겠지만, 대학생인 지금은 도전해봐도 된다. 어떤 상황이 나에게 온다 하더라도 헤쳐나갈 수 있는 자신만의 ‘꿈’을 만드는 한 학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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