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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동안 도서관에서 생긴 일
홍미진 김영경 기자 | 승인 2004.04.12 00:00

■이른 6시 동트기 전에 도서관오기 해가 채 뜨기도 전에 세상을 준비하는 사람들, 그들은 도서관으로 발길을 옮긴다. 푸르스름한 새벽공기가 아직은 스산하지만, 한 모금의 달콤한 공기로 삼킨다. 새벽 6시. 1층 열람실에는 20명 정도의 학생들이 공부를 시작했다. 이 때 도서관을 나가는 학생이 있었으니, “어제 밤 12시부터 밤새서 공부했어요”라는 이민호(경영3)군. 도서관에서 밤을 지샜지만 방금 온 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깔끔한 모습이다. “공인회계사를 준비하고 있어서 도서관을 자주 찾는다”고. 이 시간에 만난 학생들의 공통점은 바로 ‘아침형 인간’이라는 점. 대부분의 학생들은 “아침에 공부가 잘 되서 일찍 집을 나섰다”고 한다. 대부분 학생들이 새벽잠의 단꿈에 한창 젖어있는 시간, 잠의 유혹을 떨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멋있다. “공부하는 당신이 진정한 대학의 챔피언입니다~!”

■늦은 1시 도서관 식당의 점심시간 공부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체력! 잘 먹어서 튼튼한 체력을 갖추는 것이 공부하는 자세의 기본이라나? 조용한 열람실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 과감하게 책 덮고 식당으로 달려~! 도서관 지하 1층 학생식당. 마파두부 덮밥을 앞에 두고,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는 학생이 눈에 띈다. “그냥 소설책이예요”라며 수줍게 말하는 권혁성(공대·컴공4)군. 점심을 해결하고 소화도 시킬 겸 잠시 쉬어가는 이곳은 휴게실. 의자가 나란히 배열되어 있고 그 위에 누워서 잠을 자는 학생들도 있다. 편하게 누울 수 있는 조그만 침대 하나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좁은 의자에 지친 몸을 기댄 채 졸고 있는 학생이 안타까워 보인다. 나른한 춘곤증이 요즘 공부하는 학생들의 최대 적인가 보다.

■늦은 2시 나른한 오후, 도서관에서 책읽기 햇살 좋고, 벚꽃 만발한 4월 봄날의 오후. 도서관에는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있다. 특히 4층 개가서고가 가장 인기. 공강시간에 자주 들른다는 박인숙(수학·3)양은 “책을 읽는 학생보다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더 많아서 정작 책 읽을 공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개가서고 안에는 책을 읽는 학생도 있지만, 수레를 밀고 다니며 책 정리를 하는 근로장학생도 있다. 묵묵히 책을 정리해 꽂고 있는 최우철(법·1)군. 1학년이 이런 일을 어떻게 알고 하게 됐냐고 물었더니 “학기 초에 도서관에 자주 왔었는데, 이를 눈여겨 보시던 분이 추천해 주셨어요”라며 웃는다. “책을 아무데나 꽂아 놓는 학생들이 많아서 힘들 때가 많다”고, 귀찮더라도 자기가 본 책은 그 자리에 꽂아달라고 부탁한다. 이들만이 느끼는 애환이 있으니, “수레를 밀고 다닐 때 덜컹거리는 소리 때문에 학생들의 눈초리를 받을 때도 있다”는 것. 책을 읽는 사람과 정리하는 사람, 서로가 배려하는 예절이 필요하지 않을까?

■늦은 3시 도서관에서 초콜렛을 몰래 주려면 그놈의 춘곤증이 문제다. 저기, 고개를 꾸벅이며 봄기운에 고통스러워 하는 학생이 있는데… 잠도 깨워줄 겸 말 한번 붙여볼까? 4학년 졸업반인 이봉호(경영대·경영4)군. “봄기운에 나른해 졸았다”며 멋적게 웃는 그에게는 도서관에 얽힌 알콩달콩한 추억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발랜타인 데이에 생긴 일. 공부를 하던 이군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이군의 책 위에 이름 모를 누군가가 초콜렛을 올려놓은 것. 설레는 맘 졸이며 하나둘 초콜렛을 먹던 그는 자그마한 쪽지를 발견, 알고 보니 이군의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였다고. 결국 “친구에게는 남아있는 그 쪽지만 건내 줬다”고 한다. 도서관의 낭만적 사랑이야기가 ‘좋다가 말아버린 섭섭한 이야기’로 변해버린 기억. 그래도 지금은 그저 예쁘기만 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늦은 6시 저녁 먹고 DVD나 볼까나~ 저녁식사도 했고~ 바로 공부하기는 조금 아쉬울 때… 도서관 1층의 DVD-ROOM으로 가자. 벌써부터 영화 속에 푹 빠진 학생들의 모습이 부럽기도 한데… DVD-ROOM을 3학년 때 처음 알게돼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뻔 했다”며 아쉬워하는 그녀는 윤영아(이과대·생명과학4)양. 졸업하기 전까지 이곳 DVD-ROOM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그녀는 “DVD 종류가 적고 컴퓨터가 고장이 날 때가 잦다”며 “관리에 좀더 신경써 줄 것을 바란다”고 했다. 분홍색 의자를 마주하고 연인과 함께 DVD를 보는 학생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밥도 먹을 수 있고, DVD 보며 휴식도 취할 수 있고, 알고 보면 도서관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어요.” 도서관을 잘 모르는 새내기들에게 류은동(04졸)양이 하는 말이다. 그녀의 말처럼, 알고 보면 있을 건 다 있는 도서관. “잘만 이용하면 취업에도 크게 활용할 수 있다”는 그녀의 말을 깊이 새겨 보자.

■늦은 9시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조용하던 도서관에 음악소리가 흐른다. 이제 문을 닫는다는 메시지. 내일의 희망을 얘기하는 스피커 소리를 들으며 도서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학생이 있으니, 훤출한 키에 슬리퍼를 신은 이상현(법대·법학4)군이다. 고시공부 하느라 일주일에 5~6번, 하루 8시간 이상을 도서관에서 보내기 때문에 운동화 보다는 슬리퍼를 즐겨 신는다. “공부하다가 답답하면 학교 한바퀴 돌고, 요즘은 6층 소강당에서 상영해주는 영화도 본다”는 그는 의자 교체, 사운드실·휴게실 시설들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래도 “새로운 자치위원회가 도서관 시설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것들이 지속적으로 해결되었으면 좋겠다”고.

홍미진 김영경 기자  lerry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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