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에서 학벌에 대한 편견은 편입생들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개인의 능력을 배제하고 고등학교 지식만으로 사람을 평가해 숨은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인력낭비”라고 말하는 추효영(상경대·응통3)양도 “편입생들 나름대로 그들끼리 생활하고 우리도 기존 학생끼리 뭉치는 것 같다”며 편입생들과 쉽게 어울리기 어렵다는 듯 말했다. “편입 초기에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조금 힘들었다”는 이진아(건축대·건축4)양은 “단합이 잘되는 과 일수록 편입생을 꺼려한다는 애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편입생들의 적응에 대한 불안감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취직을 잘해도 끌어줄 선배가 없어 편입하게 됐다”는 박주영(경영대·경영3)군. 그는 편입생이라고 과에서 소외당할 것을 염려해 일부러 친해지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술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술자리에 자주 참여하고 편입 전부터 도서관에서 공부하며 많은 친구들을 사귀어 놓은 것”이다.

하지만 친해진 다음에도 걱정되는 것이 하나 더 생겼다. 바로 자신이 편입생임을 말했을 때 상대방의 반응이다. 왠지 편입생이라는 사실을 먼저 밝히지 않으면 “찜찜한 것 같다”는 박군. 그는 “편입생들 스스로 ‘알고 보니 편입생이었다’는 수근거림에 대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비록 자신이 선택한 것이지만 편입생들은 학벌주의의 피해자”라고 말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학벌. 학벌주의의 폐단은 명문대 선호에만 그치지 않는다. 특히 편입생들에 대한 학생들의 시각은 학벌 피해자인 그들에게 또 다시 학벌의 상처를 남기고 있었다. 사람을 대하는데 있어 그 사람의 개인적 능력이나 특성보다 무의식적으로 ‘대학’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는 사회. 이로 인한 가장 큰 문제점은 학벌로 인한 청년들의 의욕 상실이다. 이것은 개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학벌’이라는 이름의 꼬리표. ‘학벌’을 쫓아 방황하는 동안 진정한 자신의 가치를 놓칠 수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학벌’말고도 우리가 쌓아가야 할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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