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요금 인상, 서민에겐 큰 부담 “이제 뭘 타고 다니나” 서울시의 갑작스런 교통체계 개편으로 서민들은 울상이다. 내수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교통요금 인상으로 이래저래 주름살이 늘어날 일밖에 없다. 서울시는 기존의 불합리한 노선을 개선하고 교통의 속도성과 접근성 향상을 위해 교통체계 개편을 단행했지만 정작 그 과정에 드는 비용과 고통은 고스라니 애꿎은 서민들 몫이다.

■누구를 위한 개편인가

이번 개편을 통해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버스노선. 서울시는 이번 개편을 통해 소위 ‘준공영제’를 표방했다. 서울시내 10개 중심축의 19개 노선은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지만, 지선버스를 포함한 나머지 노선은 버스업체의 자율에 맡김으로써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

이렇게 될 경우 이윤이 적은 노선이나 외곽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버스업체들이 이익 추구를 목적으로 노선을 임의로 변경할 경우, 기본적인 이동권에 제한을 받는다. 지하철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요금은 대폭 인상됐지만 서비스는 그대로이고 행정적 불편은 증가됐다.

지하철 요금인상에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 것은 바로 이번 교통체계 개편의 핵심인 ‘통합거리비례제’. 사용한 만큼 지불하라는 것이 시정 당국의 논리이다. 버스와 달리 장거리 이용자가 대부분인 지하철의 특성상 수도권을 오가는 많은 시민들이 이번 요금 인상의 가장 큰 피해자다.

민주노동당 서울시지부 신석호 의정지원부장은 “수도권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중심지의 땅값 상승으로 어쩔 수 없이 외곽으로 몰린 사람들”이라며 “국가의 인구분산 정책에 충실했던 사람들에게 거리 비례제를 적용해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계층간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은 불합리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피해는 언제나 사회적 약자

대중교통은 사회간접자본으로 공공적인 성격이 강하다. 공공연맹의 나상윤 기획실장은 “공공서비스는 이윤이 남지 않아 민간자본이 대신 할 수 없어 국가가 책임지는 부분”이라고 정의했다. 그런 측면에서 서울시는 마땅히 손해를 감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기본적인 이동권을 담보로 서민들에게 고통을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신석호 의정지원부장은 “새로운 교통 체계에서 1회권 사용자들은 100원을 더 부담하는데 이들 대부분이 노인, 장애자, 장기실업자와 같이 비정기적으로 교통을 이용하는 사회적인 약자”라고 말했다.

■개인의 이익 아닌 사회 효율성이 우선돼야

공공서비스 분야 중에도 가장 기본적인 필수 서비스가 있다. 그 중 하나가 교통. 나상윤 실장은 “전기, 수도 등은 너무 쉽게 공급되면 자원이 낭비되는 경향이 있지만 교통의 경우 자원 낭비와는 무관한 부분”임을 강조하며 “이런 필수 공공서비스는 누진세 강화나 국방비 축소 같은 조세 개혁을 통해 최소의 비용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용 최소화의 선결과제로 “필수 공공서비스 분야의 소유와 그에 따르는 비용을 국가가 책임지고 운영구조의 민주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운영구조에 대해 한국소비자보호원 황정순 정책개발2팀장은 “시민들이 공공요금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기 위해서는 정책 과정에서 참여를 보장해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고 바로 이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나상윤 실장도 “공익성은 낙하산 인사와 같은 지배 구조의 비효율성을 해결해야 담보되는 것으로 제도적 구조 변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생활 필수 서비스는 국가가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사회복지 차원에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공공재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상윤 실장의 말처럼 국가는 “기업을 위한 효율성이 아닌 사회적 효율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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