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대학 동성애자 서면 인터뷰

다음은 우리대학 상경대학에 재학중인 동성애 학우 1명과 서면으로 인터뷰한 내용이다. 동성애자들이 자유롭게 사랑하고 떳떳이 밝힐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그가 보내온 답장의 일부를 싣는다.        -편집자 풀이-

■동성애자를 바라보는 시각과 흑백논리는 어떤 관계가 있다고 보십니까?

동성애자를 바라보는 시각과 흑백논리는 깊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대다수가 이성 간의 교제와 사랑만을 올바른 것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동성 간의 교재에 대해 열린 사고와 시선을 갖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여성과 남성의 성장, 대립, 사랑의 과정을 거쳐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최고의 목표라고 배워왔습니다. 이러한 교육여건에서는 당연히 이성 간의 사랑이 정상적인 것으로, 동성 간의 사랑이 비정상적인 것으로 이분화 될 수밖에 없겠죠. 마치 백인들이 대다수인 사회에서 소수의 흑인들이 더러운 피를 가지고 있다고 차별받는 것처럼요. 그야말로 흑백논리죠.^^

■동성애자를 바라보는 흑백논리의 시각 때문에 피해 받은 경험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드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제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드러내지 않으니까요. 우선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일반’(동성애자가 아닌 사람, 반대로 동성애자는 ‘이반’이라고 합니다)일 경우, 사랑하는 사람과의 감정싸움이 아닌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성 간에 사랑도 고백하기가 쉽지 않은데, 동성 간에는 더더욱 힘겹기 때문입니다. 동성애에 대한 상대방의 생각도 모르고, 오히려 거리가 더욱 멀어질 것을 염려해서입니다. 그래서 혼자 고민하다가 생활의 흐름마저 놓치는 경우가 많아 동성애자들의 가장 힘든 부분이 되기도 합니다. 저 또한 교회에서 좋아하는 형에게 고백을 했다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고 지금은 아예 연락까지 끊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많은 부분에서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결혼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그래서 저는 독신주의자라고 얘기합니다. 사회 관념에 따른 결혼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사람들을 의식해서 이성과 결혼을 하는 동성애자 분들이 있지만,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심한 결례입니다. 결혼은 서로에 대한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이성애자와 동성애자의 결혼은 한쪽이 결혼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니까요. 때문에 저에게는 동성애자 결혼법안이 자리 잡기 전까지 독신주의자라는 꼬리표가 붙을 것 같습니다. 이 또한 사회에서 동성애자가 받는 피해입니다. 최소한의 행복추구권을 박탈당하는 것이니까요.

게다가 결혼이 성립되지 않고 동성애자들의 동거만으로는 부부관계 효력이 없어 의료보험이라든가, 상속 등 각종 국가 혜택으로부터 배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국가가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저 또한 이 부분을 가장 많이 고민합니다. 과연 결혼은 어떻게 하고, 어떻게 사회적 인식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추신: 제 답변이 도움이 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부탁드릴 것이 하나 있습니다. 동성애자의 이야기를 흥미 위주로 다루지 말아주십시오. 가뜩이나 힘겨운 삶이 더 힘들어질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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