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대 총학생회 선거 구내식당 관련 공약 평가

학내 구내식당은 매년 문제가 제기되지만 개선되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이다. 2005년도 총학선거 후보들의 식당 부문 정책을 살펴보면 정반대의 길을 선택한 것을 볼 수 있다. <새로고침> 선본이 대학의 지원을 강조한 직영제를 제시한 반면, <좋은친구> 선본은 외부업체의 경쟁 유발을 통한 식당 질 개선을 주장했다.

<새로고침> 선본이 주장한 대학에 의한 직영제는 현재 기숙사에서 운영되고 있는 방식이다. 정책자료집에서 밝힌 것처럼 기숙사와 일우헌은 대학직영으로 운영돼 인건비는 대부분 본부에서 지원하고, 음식값은 식자재비로만 사용한다. 때문에 기숙사식당의 한끼 음식가격은 1100원대지만 음식의 질과 양은 학생회관·도서관·새천년관 학생식당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미 직영으로 손해를 많이 본 대학이 순순히 이 안을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좋은친구> 선본의 공약은 ‘푸드코트’제로 우리가 흔히 대형할인점이나 놀이동산에서 볼 수 있는 음식점이 몰려 있는 곳을 말한다. “현재 학관식당도 푸드코트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이는 형식상의 푸드코트일 뿐”이라는 것이 <좋은친구>의 설명이다. 이어 “현재처럼 한 업체가 하는 것이 아니라 5-6개의 업체가 경쟁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푸드코트는 몇몇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장한벌은 다른 쇼핑몰처럼 하루 수만명의 유동인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중복이용을 포함해도 하루 이용가능 식수는 5천명에 미치지 못한다. 혹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린다면 다시 현재와 같은 상황으로 돌아올 위험성이 있다. 또한 학내 복지가 상업적 기업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결국 식당과 학내 다른 후생복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에 의한 직영이 필요하다. 대학에서 생협이란 ‘대학이라는 공간을 생활공간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주체가 돼 학내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생활문제들을 풀어가는 조직’으로 생협구성원들이 납부한 조합금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그것으로 생긴 수입금은 다시 생협구성원을 위해 쓰인다. 생협은 수익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한 부분에서 적자가 나더라도 다른 부분의 이익금으로 이를 충당할 수 있는 구조이다.

연세대, 세종대, 조선대 등 대부분의 생협이 이런 식으로 학내 복지를 담당한다. <새로고침> 선본은 생협 건설을 공약으로 제시한 반면 <좋은친구> 선본은 “아직 공약으로 내걸 정도는 아니다”는 입장이다. <좋은친구> 이수옥(경영대·경영정보4) 정책국장은 “생협건설은 1, 2년내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생협 건설이 궁극적 목표는 될 수 있지만 지금은 학생들에게 생협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시기”라고 밝혔다.

<좋은친구>의 말처럼 생협건설은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어느 선본이 당선되던지 10여년 동안 번번이 실패했던 생협 건설은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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