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8, 대면 수업으로의 전환을 골자로 한 ‘2022학년도 1학기 수업 운영안이 발표됐다. 이에 따라 우리 대학은 2020학년도 1학기 이후 4학기 동안 이어져 온 비대면 수업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2년간의 비대면 수업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학교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당연하게 여겨졌던 교내 대면 활동이 잠정 중단되며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ZOOM’은 학우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애플리케이션이 됐다. 학과 선후배 간의 교류는커녕 동기들의 이름이나 얼굴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며 동아리 활동 역시 방역수칙에 의해 사적 모임이 제한되며 힘을 잃었다.

물론 통학에 드는 시간적·금전적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과 이캠퍼스를 통해서도 효과적인 학습활동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비대면 수업을 선호하는 학내 의견 역시 상당수 존재한다. 그러나 비대면 수업이 아무리 효율적이라고 해도 캠퍼스에서 학우들과 함께 토론하고 실습하며 얻어갈 수 있는 교육적 가치를 대체하긴 어렵다. 대면 수업을 통해 쌓아갈 수 있는 학생-교수 간의 인적 네트워크 구축도 비대면 수업이 따라가기 어려운 부분이다. 대학본부 역시 오미크론의 확산세에도 대면 수업을 강행한다는 점에서 대면 교육의 가치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본부의 이러한 과감한 결정은 그에 맞는 준비가 뒷받침돼야 빛을 발할 수 있다. 교육부에서도 27대학 방역학사운영방안을 통해 각 대학에 철저한 개강 전 사전준비를 바탕으로 대면 수업을 확대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강의실 내 칸막이 설치가 늦어져 대면 수업으로 예정돼있던 일부 강좌의 비대면 수업 기간이 2주간 연장된 사례는 여러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철저한 사전준비라고 보기 어렵다.

교내 시설 개방 조치 역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관련 가이드라인이 개강을 앞두고도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명확하게 공지되지 않았다. 또한 K-Cube가 개방한다는 소식을 들은 일부 학우들이 개강일에 맞춰 상허기념도서관에 위치한 K-Cube를 직접 찾아갔으나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일도 있었다. 도서관 측에서 개방 공문을 대학일상회복지원본부로부터 당일에 받아 미처 개방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이 이유였다.

본부는 위 사례들을 대면 수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물론 시시각각 변하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모든 교내 구성원이 만족할 만한 가이드라인을 적재적소에 내놓는다는 건 어렵고 고단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들이 하나둘씩 모여 교내 구성원들 각각의 일상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은 이미 2년간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우리 모두가 체득한 사실이다.

한편 학생사회는 대면 수업 전환이라는 큰 변곡점을 총학생회가 없는 상태에서 맞이하고 있다. 현재 총학생회 업무는 중앙운영위원회가 분담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각 단과대 회장단들은 기존에 맡고 있던 단과대 업무에 총학생회 업무까지 떠안으며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본부 역시 총학생회가 없는 상황 속에서 구성된 학생대표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329일부터 3일간 제54대 총학생회 재보궐 선거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이번에는 학교와 학생 사이의 가교로서 학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총학생회가 출범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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