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심야토론 김윤정 작가를 만나

▲ © 김혜진 기자

△토론프로를 진행하는 작가로서 대학생들이 토론에서 어떤 점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토론은 자기 입장을 정하고 거기에 맞는 논리개발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 속에서 많은 것들을 습득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책이나 신문 등을 통해 차곡차곡 쌓이는 지식들 하나하나 말이죠. 또한 토론을 하면서 상대방의 주장을 자신의 입장과 비교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아닌 다른 입장들을 앎으로써 더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여담이지만 ‘언론개혁’이란 주제에서 발언했던 한 지방대 학생이, 지방언론사 면접에서도 똑같은 주제의 질문이 나와 다양하고 많은 답변을 한 덕에 합격했다 들었어요. 토론을 통해 배운 것들을 십분 활용한 것이죠.

△위와 같이 토론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강의시간에 자신의 주장만 펼치거나 상대방의 의견에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학생도 있는데...

요즘 몇몇 학생들을 보면서 포용력이나 이해력을 좀 더 함양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토론방송에 참관해서는 끝까지 자기 입장을 고수한 채 돌아가는 학생들을 봤는데, 토론은 그런 것이 아니잖아요. 토론을 통해 남의 입장을 들어보면서 인정할 것은 하고 그 다음에 상대방을 설득하는 식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말이죠. ‘차이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고 할까요.

△토론프로에 참가하고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대학생들도 있지만, 몇몇 학생들은 지적 소양이 부족하다거나 의사표현에 소극적인 모습도 보이는데...

위의 문제는 지식인들이나 언론이 대학생들을 토론문화에 무관심하게 만든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요. 2002년 월드컵이나 지난 대선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기 의사표현을 하는 모습들을 보면 결코 대학생들이 무지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잖아요. 대학생들은 앞으로 이 사회를 이끌어나갈 사람들인데, 이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고,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여러 가지 방안들을 제시해 주지 못한 책임은 언론이나 지식인들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토론프로를 맡아오면서 만난 대학생들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2000년도에 ‘100인 토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란 프로그램을 맡았었고 지금은 ‘KBS 심야토론’을 맡고 있는데, 방송을 준비하면서 방청하러 오는 많은 대학생들을 지켜봤어요. 학생들이 정치나 사회에 많은 관심이 있는 것 같았고, 자신들이 공부하면서 가지게 된 생각들을 적극적으로 내놓으려는 모습들이었어요.

과거 제 대학시절에는 일부 운동을 하는 학생들만 정치나 사회에 관심을 보였었는데, 요즘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많은 소양을 쌓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와 같은 모습들을 보면 학생들의 참여와 관심의 폭이 넓어진 것 같아요.

△토론프로 이외에 대학생 스스로가 소양을 쌓을 수 있는 방법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지만, 자신의 관심을 어디에다 얼마나 두느냐가 가장 근본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형식적으로 좋은 방안이 있다고 하더라도 본인들 스스로가 그것을 찾아가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 것이죠. 항상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얻어내고자 하는 자세를 가지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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