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견학, 선후배 간담회 등 도움 돼

현재 1학년 학부생을 대상으로 전공배정 희망신청이 단과대별로 마감 혹은 진행 중이다. 우리대학은 학부생들이 자율적으로 전공을 선택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올바르지 못한 선택은 학부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심각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전공에 따라 사회 진출 시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단과대는 자신들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학과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달 축산대 동물생명과학부 학우들은 1박 2일 동안, 전공과 관련된 회사와 기관을 방문했다. 졸업 후 진출하게 될 곳을 직접 둘러보며 자신의 전공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보라는 취지였다. 견학 형식으로 진행된 학과설명회 MT에는 축산대 전체 교수의 70~80%와 각 전공 선배들이 참가했으며, 저녁에는 모든 전공교수와 선배 그리고 학부생들이 한데 모여 전공이나 학과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렇게 모든 전공을 함께 하는 것은, 전공별로 따로 설명회를 할 시에는 ‘학생 끌어들이기 식’의 과다한 경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또한 이런 설명회가 없다면 학부생들이 친분 있는 선배나 교양수업 시의 교수들로부터의 정보만 얻어가, 전공 선택 시에 객관적인 판단을 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쌍구(축산대·동물생명공학) 동물생명과학부 주임교수는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간단한 질문을 주고받는 식의 설명회는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하다”라고 지적하며 “학부생들이 1박 2일 동안이나마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학과설명회에 다녀 온 안우성(축산대·동물생명과학부1)군은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의 적성과 전공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 이었다”며 “직접 가서 보니까 확실히 좀 더 객관적으로 고민할 수 있었다”고 만족해 했다.

축산대뿐만 아니다. 2006년도에 학과생을 받는 커뮤니케이션학과의 홍우평(문과대·커뮤니케이션) 학과장은 “우리 과는 새롭게 만들어진 학과라 학부생들에게 많은 정보를 주려고 노력했다”며 “오래전부터 홈페이지 운영 및 교수와 학부생의 상견례자리 등, 온·오프라인의 각종 방법을 썼다”고 이야기했다. 신설된 학과이기 때문에 교수들이 직접 알려주지 않는다면 학부생은 어떠한 정보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학과는 신설학과임에도 불구하고, 소문을 듣고 온 2~3학년 재학생들이 문의해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또한 다전공이나 부전공이 안되는 학과였으나 재학생들의 강력한 요구에 올해부터는 그 길이 열리게 됐다. 크게 벌이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학부생들에게 학과를 설명하려는 교수들의 노력이 열매를 맺은 결과이다.

이러한 방법 말고도 학부생들에게 학과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지선(공과대·화생공학부1)양은 “졸업한 선배들이 직접 와서 학부생들과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이라면 전공과 사회의 깊은 연관성을 좀 더 현장감 있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였다. 김서영(공과대·화생공학부1)양은 “학과설명회 하는 시기를 좀 더 앞당겨 고민할 시간을 많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학부생들은 학과에 대한 궁금증을 많이 풀어가고 싶은 모습이다. 학부제는 1년 동안 학생들이 좀 더 다양한 학문을 겪어보고 전공을 선택하는, 교육의 질을 높이는 긍정적인 제도이다. 하지만 학과설명회가 파행적으로 지속된다면 그 근본취지와는 무관하게, 오히려 학부생들에게 해를 끼치는 학부제가 되어버릴 것이다. 학부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학부생뿐만 아니라 교수·대학본부 모두가 학과설명회의 필요성을 느끼고, 다양한 접근방식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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