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유사·대체 교과목에 대한 홍보부족 문제점

우리대학 종합강의시간표 부록으로 ‘동일·유사·대체 교과목 일람표’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학생들 중 대부분이 이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학생이 없다. 이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수강신청 중 발생하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 편집자 풀이 -

재작년 공대에서 사범대로 전과한 A군. 전공선택과목인 ‘수학 및 매스매티카실습’을 듣기 위해 책을 구입하려 했다. 그런데 교재인 ‘미적분학’이란 책은 이미 전과하기 이전의 학과에서 지정교양으로 수강한 ‘수학 및 연습1’ 과목의 책과 동일한 책이었고, 이상하게 여긴 A군은 학적과에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된 것인지 문의 해보았다.

하지만 학적과 직원은 자신도 모르겠다며 수업과로 문의하라고 했고, 수업과에 문의하자 다시 학적과에 문의하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학적과에 다시 전화를 하자 다른 직원이 동일한 과목이란 것을 알려주어 그 과목을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같은 상황은 종합강의시간표에 부록으로 게재돼 있는 ‘동일·유사·대체 교과목 일람표’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와 학교측의 홍보부족이 서로 맞물려 발생한 예이다. 동일과목이란 동일한 교육내용으로 단지 교과목명칭만 다른 과목으로서, 두 과목을 이수하면 한과목만 이수한 것으로 인정을 받게 된다.

즉 동일과목을 이수했을 때는 종전 과목의 재수강이 되는 것이다. 유사·대체 교과목은 종전 교과목과 유사한 교과목과 학과에서 인정한 대체 교과목으로 이수시 재수강이 되는 것이 아니라 별도 교과목으로 인정받게 되는 과목이다. A군과 같은 상황은 전과를 하거나 다전공, 부전공을 하는 학생의 경우 위험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동일 과목인지 모르고 수강신청을 하면 재수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졸업을 앞두고 학점이 모자라 졸업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게 된다. “공대에서 사범대로 전과하면서 동일한 과목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는 것이 A군의 말이다.

이어 “학생들에게 동일·유사·대체 교과목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홍보가 너무 부족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학생들도 이것에 대한 학교측의 홍보부족을 지적한다. 종합강의시간표 책자를 받은 학생이 부록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취재결과 대부분의 학생이 부록의 ‘동일·유사, 대체 교과목 일랍표’가 정확히 어디에 쓰이는지 알고 있지 못했다.

이에 대해 수업과 전태진 주임은 “수강신청을 할 때 책자를 처음부터 꼼꼼히 읽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학생들은 책자를 받고 앞은 읽어보지도 않고 수강할 과목만 본다”며 “학생들의 관심이 좀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생들은 “A군의 경우처럼 전과나 부전공을 한 학생에게는 좀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름이 비슷하거나 동일한 계열의 과목이면 몰라도 서로 다른 대학의 전공이면 학생이 주의를 기울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은 “현재의 종합강의시간표 책자가 너무 난해하고 자세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문제점이 생기면 수업과·학적과로 전화를 하거나 찾아가 문의하는 학생들이 많다. 수강신청을 할 때쯤이면 으레 수업과에 길게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이유다. 학생들이 또 하나 지적하는 점은 “상담을 해주는 직원이 너무 불친절하다는 것”이다.

수업과에서는 현재 한 명의 직원이 전문적으로 상담을 해주고 있다. 요즘 같은 시기 하루에 찾아오는 학생은 대략 100여명 내외. 이런 학생들을 혼자 상담한다는 것은 상담원뿐만 아니라 기다리는 학생들도 짜증나게 만든다. 하지만 수업과는 “전문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인력을 마음대로 증원할 수 없다”며 “학과 차원에서의 상담이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관심”이라며 학생들이 좀더 자신의 일에 관심을 가져주고 수강신청을 할 것을 당부했다.

■ 학교의 성의 부족

경제학과의 B군은 지난 수강신청기간 중 전공선택 과목 중 경제정보처리를 신청하려 했다. 하지만 이 과목의 수강인원은 70명. 경제학과 2학년인 100여명보다 적은 수였다. 결국 B군은 이 과목을 신청하지 못했다. 이 과목은 전공에서 두 강의 밖에 개설이 안된 상태여서 재수강을 하는 학생과 다른 과 학생까지 합한다면 전공수업을 못 듣는 학생이 B군말고도 더 많이 생긴 상황이다.

이러한 강의 인원 조정이 잘못되는 경우는 한두 해 된 일이 아니라는 것이 학생들의 의견이다. 이에 수업과 전태진 주임은 “문제가 생긴 경제정보처리 과목은 전산실을 이용해서 강의실이 모자라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라며 “강의실이 모자란 현실에서 공간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문제는 또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은 학교의 공간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수업과에서 학생수를 감안해서 수강인원을 조절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 교수의 성의 부족

인터넷 종합강의 시간표에 있는 교수요목도 몇 학기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교수요목은 게재돼어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하는데 실제로 게재하지 않는 교수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강신청이 끝난 지금까지도 교수요목이 게재되지 않은 과목이 수두룩하다. 조사한 350개의 선택교과목중에 61개의 교과목 교수요목이 게재돼 있지 않았다. 특히 실용영어1, 2, 3은 한과목도 없었고 대체로 언어교과목에서 교수요목의 부재가 심각했다. 지정교과목에서는 조사대상 400개의 과목 중 52개의 교과목 교수요목이 게재돼 있지 않았다. 교수요목은 수강신청을 하면서 한학기 동안 교수의 강의계획과 학습방법을 알 수 있는 중요 요소인 만큼 수강 신청을 하기 전에 게재되어 있어야 한다고 학생들은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전태진 주임은 “한학기 전부터 교수요목을 준비, 게재하라고 교수들에게 요구를 하지만 강제적으로 하는데도 한계가 있다”며 “결국은 교수들의 성의를 촉구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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