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 동안 공약 13개 중 2개 이행

<반짝반짝 빛나는>(아래 반빛) 학생이 활동한지도 벌써 반년이 흘렀네. 선거 당시 “우리대학 여학우들에게 빛나는 날개를 달아드리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던 반빛 학생, 지난 한학기동안 어떻게 생활했는지 한번 돌이켜볼까?

▲ © 이지윤 기자

학습태도 : 찾아가는 여성주의, 얼마나 공부하고 실현했나요?

지난 2005년 11월, 반빛 총여학생회(아래 총여)는 현재 학내에서 페미니즘을 논하는 것은 어렵다며 복지에 중점을 두는, 찾아가는 여성주의를 실현하겠다고 피력했다. 여성학을 가르치는 이인숙 교수 역시 “21세기의 여성주의는 페미니즘적 시각보다 젠더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젠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말이 복지사업에만 힘써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이인숙 교수는 “무릇 ‘여성주의’를 표방한다는 것은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를 인정하고 양성평등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총여는 아직 여성주의에 대한 생각이 정립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솔직히 지금은 여성주의에 대해 잘 모르니 앞으로 공부해 나가겠다”고 했던 유문경 부총여학생회장의 말은 단지 선거를 위한 형식적 답변이었던 것일까.

과제제출 : 13개의 과제 중 제출한 것은 단 두 가지 뿐?!

반빛 총여가 내세웠던 공약은 △물품 무상대여 △생리공결제 도입 △여학우 맞춤 취업 특강 △수요시위 참가 △성교육 특강 등 총 13개였다. 전국여대생대표자협의회(아래 전여대협)  조이하나 의장은 “공약 자체로 보면 타 대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당선만을 위한 선심성 공약으로 그치면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공약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실행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13개의 주옥같은 공약들 중 반년동안 실행에 옮긴 것은 단 두 가지 뿐이다.

설문조사 결과 많은 학우들이 시급하다고 느낀 생리 공결제. 한양대 총여의 경우 생리공결제 도입에 앞서 토끼와 거북이 우화를 인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생리공결을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의식 개선을 위해 학우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낸 것. 하지만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생리공결제를 알리고 여학우들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한 반빛총여는 학내 구성원들에게 생리공결제에 대한 여론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또한 반빛 총여는 사회적인 여성운동에도 관심이 부족했다. “매주 수요일마다 수요집회에 참여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권리를 알려내겠다”는 공약이 무색하게 총여는 700회를 맞은 수요집회 현장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학우들의 관심이 많은 취업관련  공약을 세 가지나 제시했지만, 실제 실행에 옮긴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출석률 : “행복한우리 학생은 누군지 알겠는데 반빛 학생은 전혀 모르겠어요”

‘총여의 공약들 중 학우들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공약’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지난 학기 총여가 실시했던 무료요가와 나비까페의 순위는 9위, 10위로 나타났다. 복지사업을 진행하면서 학우들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또한 여론수렴이 잘 되고 있냐는 설문조사에 400명의 응답자 중 절반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여론수렴이 잘 되고 있다”라는 의견은 26명에 불과했다. 전여대협 조이하나 의장은 “총여학생회실에서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것보다 밖으로 나와 학우 한명 더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위기구의 핵심은 여론수렴”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반빛 총여는 지난 학기에 12번 이상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가 열렸지만 절반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중운위는 학생사회의 핵심적인 안건들을 의논하고 결정하는 중요한 상위 의결기구다. 학우들의 권한을 위임받아 학생사회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대표자가 (게다가 학우들의 등록금으로 대표자들의 등록금까지 내주고 있지 않은가!) 중운위에 불참했다는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라고 볼 수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총여학생회는 <건대신문>의 인터뷰 요청에 응해주지 않아서 총여학생회의 입장을 싣지 못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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