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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지'는 환경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무가치
김재현(생환대ㆍ환경과학 교수) | 승인 2006.11.20 00:00

아침에 전철을 타고 출근하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은 무가지를 나누어주는 곳을 지나는 것이다. 나는 절대 무가지는 보지 않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지나친다. 나누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한차례 손짓이나 몸짓으로 거절의사를 표시하고 지나친다. 그 때 나누어주는 사람의 표정을 흘낏 보면 나의 거절에 조금 당혹해하거나 무안해 하는 것 같다.

‘무가지’는 신문사에서 무료로 나누어주는 신문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무료는 아니고 거기에 실린 광고가 비용을 충당하는 것이다. 광고는 소비자가 그것을 보고 구매력이 높아져 상품을 구입하도록 하는 것이고, 상품에는 광고비가 포함되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전철역 입구에 몇 종류 놓여있고 호객행위까지 하는 것을 보면 무가지들 사이에도 다소 경쟁이 있나 보다. 아마 경쟁력은 광고비의 단가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런 무가지를 하나씩 들고 전철에서 보다가 내릴 때쯤 되면 대부분 선반위에 놓고 내린다. 때로는 다른 사람이 집어 다시 보기도 하지만 구간이 경과할수록 수북이 쌓이게 된다. 그러면 어디선가 나타난 어르신들이 자신만만한 의무감으로 한 시간 남짓에 폐지가 되어버린 무가지를 재활용하기 위해 열심히 수집한다. 이런 모습이 아침출근 시간이면 하나의 풍경이 되어버렸다.

신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종이가 필요하다. 이 종이는 나무에서 나오는 펄프를 이용한다. 그러면 어디에서인가 나무를 베어 펄프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대부분 펄프는 수입하기 때문에 우리가 보지 않는 곳에서 나무가 베어진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옛날에는 천연림을 벌채하여 펄프로 만들었는데 요즘은 대부분 인공조림지에서 생산한 것으로 만든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인공림도 숲이고 또한 무가지를 만드는데 많은 에너지가 소요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화석연료에서 충당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행위를 한 것이다.

이렇게 지적하면 무가지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르신들이 열심히 수집하여 재활용하기 때문에 일자리도 생기고 소비도 활성화되어 좋지 않겠느냐고 말할지 모른다.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좋은 일인지 모르겠으나 재활용과정에서 잉크를 분리하는데 엄청난 물이 필요하다. 그리고 처리과정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다. 더구나 무가지는 컬러를 많이 쓰기 때문에 더욱 문제이다.

무가지가 여러 가지 즐거움을 주는 것은 사실인 것 같은데, 정말 우리사회에 유익한 정보와 시사성을 제공하고 있는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그냥 심심풀이용 이라면 다른 수단을 찾아보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무가지를 보는 시간에 의미 있는 책을 읽는다면 더욱 유익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적어도 건국대 학생들은 책을 들고 전철을 타는 미래의 건전한 시민이 되었으면 한다. 졸업할 때까지 한 달에 두 권의 책을 읽으면 대략 100권을 보게 된다. 모든 건국대 학생이 100권이상의 책을 읽고 졸업한다면 진정한 일류대학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가지를 외면하는 혼자만의 반항에 함께 동참하지 않겠습니까!

김재현(생환대ㆍ환경과학 교수)  kkpress@konkuk.ac.k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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