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한글날이 557돌을 맞는다. 한글날은 세종대왕의 한글 반포를 기념하고 한글의 연구·보급을 장려하기 위하여 기념일로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글의 소중함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어휘 사용에서 문제가 심각한데 남한의 경우, 서양에서 물밀듯이 들어오는 외래어 문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우리말이 심하게 오염된 반면, 북한은 정책적으로 민족어를 살리자는 입장이기 때문에 순수한 우리말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언어정책은 언어 자주성 측면에서 보면 우리보다 나은 일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따져보면 언어의 순수성이 폐쇄적 체제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므로 남한과 북한의 정책에 있어 각각의 장단점을 절충할 필요가 있다. 고창운 교수는 “개방적 태도를 유지하면서 언어의 자주성에 대한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흔히 ‘쿨(cool)하다’, ‘쿨(cool)하게 살자’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말을 쓰다 보면 오래지 않아 중심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는 모두 외래어가 되고, 우리말은 ‘~가, ~는’ 등의 조사와 ‘~이다’ 등의 지정사만 남아 기형적인 모습을 띠게 된다. 한마디로 우리말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과거, 우리말의 문제점은 한자어 사용이 많다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한자어의 자리를 영어권 어휘가 잠식해가고 있어 또 다른 문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우리말을 사용하고 국어순화를 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의 정신과 뿌리를 찾아 주체성을 세우는 길인 만큼 외래어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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