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신문> 문화상 소설 부문 당선소감

나를 이야기한다.
글은 귤껍질을 벗겨나가는 것처럼 조금씩 쌓아가야 한다. 그렇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써 내려가지 않으면, 정작 말하는 자신마저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게 된다. 그래, 나는 글을 쓰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생각한다.

여기에 내가 있고 거기에 네가 있다.
너는 진실로 아름답다. 내 마음에 있으나, 또 없기도 하니 손을 뻗어 그 끝에라도 닿고자 한다. 아아, 그리고 지금 노력은 끝을 맺었다. 이제는 무언가를 잡은 감촉이 손끝에 느껴진다. 하지만, 어쩌면 네 그림자를 잡고 웃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겠다.

이제 주변을 둘러보니 하얀 눈꽃이 피어 있다. 새해가 오고 있구나. 잘 지내렴.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신념을 믿고 따르도록 가르쳐 주셨다. 그에 못지않게 혜안을 뜨게 해주신 영문과 선생님들께도 이 기쁨을 전하고 싶다. 항상 현실을 바라보게 해주는 나의 오랜 친구들과 동아리 식구들에게도. 그리고 나를 스쳐 지나간 많은 인연에게도 인사를 하도록 하자.

어디 그뿐이겠느냐. 다미야, 네 숨소리를 들을 수 없어 안타깝다. 너를 그리는 까꿍이와 꼬마는 잘 지내고 있다. 물론 네 주인인 누님도 변함없이 그대로 있단다. 너는 분명 거기에서도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있겠지. 

마지막으로 나를 이끌어 꿈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사랑스러운 그대에게 진심어린 이 기쁜 마음을 전한다. 창피하지만 꼭 이 글을 보여주고 싶다. 후회하지 않도록, 그리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안원호(문과대ㆍ영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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