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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엄지공주'를 현대사회에 맞춰서 전개한다면?자신의 주체성을 찾아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엄지공주 이야기
윤혜란 견습기자 | 승인 2007.07.16 00:00

옛날옛날 어느 곳에 한 여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귀여운 아기를 갖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야 아이를 얻을 수 있는지 몰랐습니다. 고민 끝에 마법사를 찾아갔습니다. 마법사는 그녀에게 보리 낟알을 주며 이를 심으면 아이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보리 낟알을 심었는데 마법사의 말대로 곧 싹이 트고 꽃이 피었습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꽃 가운데 초록 수술 안에 아주 작은 여자 아이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 아이를 엄지공주라고 불렀습니다.

엄지공주는 엄마와 함께 매일 책을 읽고, 개미들과 함께 축구를 하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엄지공주가 쌔근쌔근 잠을 자고 있는데 두꺼비가 나타났습니다. 두꺼비에게 엄지공주는 마냥 신기한 존재였습니다. 두꺼비는 엄지공주의 호두껍질 침대를 통째로 물어 자신의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두꺼비의 집은 매우 호화로웠습니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말이 맞겠죠. 엄지공주에게 두꺼비의 집은 꽃봉오리를 벗어나 처음으로 맞는 새로운 세상이었습니다. 엄지공주는 잠에서 깨어 눈을 떴을 때는 겁을 먹었지만 이내 곧, 호기심이 생겨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돌아다녔습니다. 두꺼비 집에 사는 모든 곤충들이 엄지공주를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곤충들과 인사하며 두꺼비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한창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두꺼비가 자신의 아들을 데리고 등장하여 엄지공주를 불렀습니다.

“제 자식 놈입니다. 앞으로 아가씨의 남편이 될 겁니다. 이곳에서 둘이서 알콩달콩 즐겁게 살아요!”

갑작스런 이야기에 놀란 엄지공주는 어찌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굴렸습니다. 그러다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두꺼비님, 저는 이미 결혼을 한 상태랍니다. 물론 저도 아드님이 싫은 건 아니지만 저는 이미 결혼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아드님과 결혼할 수 없어요.”

두꺼비는 이 말에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습니다. 1톤짜리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엄지공주의 재치로 인해 상황은 반전된 것입니다. 두꺼비는 아들과 어떻게 할까 고민했습니다. 아들은 엄지공주의 작은 모습이 너무 귀여워 결국 결혼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엄지공주는 곤충을 통해 자신이 내일 아들 두꺼비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엄지공주는 어떻게 할지 몰라 머리가 너무 아팠습니다. 아들 두꺼비와 결혼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했던 것이죠. 결국 곤충들에게 자신을 도와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날 저녁, 엄지공주는 연못 근처로 나와 강아지풀을 손에 쥐고 나뭇잎에 올랐습니다. 곤충들은 힘을 합하여 있는 힘껏 나뭇잎을 밀어 주었습니다. 엄지공주는 곤충들에게 손을 흔들며 감사의 인사를 표하고, 나뭇잎에 앉아 힘차게 노를 젓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노를 저어서 도착한 곳은 어느 보리밭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노를 저어 오느라 배가 고팠던 엄지공주는 먹을 것을 찾기 위해 보리밭을 돌아다녔습니다. 보리밭 사이를 한참 걷던 엄지공주는 보리를 베고 난 그루터기 밑에 있는 작은 구멍의 집 입구를 발견했습니다. 엄지공주는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러자 곧 문이 열리며 들쥐아줌마가 나타났습니다. 들쥐아줌마는 이곳에서 따뜻하고 즐겁게 겨울을 나고 있었습니다. 들쥐아줌마의 집에는 방과 부엌과 보리가 가득 차 있는 음식 창고가 있었습니다. 엄지공주는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배가 고팠지만 최대한 예의를 갖춰 음식을 구했습니다.

“아이고, 가엾어라. 자아. 어서 따뜻한 방 안으로 들어와라.”

들쥐아줌마는 엄지공주의 예의 바르고 상냥한 태도가 마음에 들어 같이 겨울을 보내자고  말했습니다. 엄지공주는 친절한 들쥐아줌마 말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들쥐아줌마가 말했습니다.

“곧 손님이 오실거야.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 집에 오는 옆집 사람인데 엄청난 부자란다. 방도 여러 개 있고 늘 근사한 검은 벨벳 옷을 입지. 만약 네가 그에게 시집을 간다면 평생 호강하며 살 수 있을 거야. 근데 그 사람은 눈이 안 보이는 게 좀 흠이란다. 그분과 잘해보렴.”

두더지는 들쥐아줌마의 말대로 부자에 멋진 벨벳 옷을 입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엄지공주가 마음에 들었지요. 그러나 엄지공주는 전혀 관심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엄지공주는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었고 두더지는 자기 남편감이라고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엄지공주는 들쥐아줌마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습니다.

“들쥐아줌마, 저의 결혼을 주선해 주신 것은 정말 감사해요. 그렇지만 전 제가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답니다. 두더지는 부자이고 아는 것도 많은 사람이지만 햇빛과 예쁜 꽃을 싫어하고 말도 함부로 하지요. 전 두더지가 아니에요. 평생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땅굴에서 살 수는 없어요. 죄송하지만 전 두더지랑 결혼할 수 없어요.”

들쥐아줌마는 엄지공주의 말이 이해는 되었지만 자신의 호의를 거절한데에 매우 화가 났습니다. 들쥐아줌마는 여자는 그저 부자남편 만나서 호강하며 사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들쥐아줌마는 엄지공주를 괘씸하게 여겨 방에 가두고 말았습니다. 엄지공주는 이 집을 나가기로 마음먹고 들쥐아줌마에게 떠난다는 편지를 남기고 커튼을 뜯어서 긴 로프를 만들어 방을 탈출했습니다. 엄지공주는 언젠가 독립해야 할 때가 올 것임을 알았기에 예전부터 집 주변의 지도와 비상식량, 나침반 등을 배낭에 챙겨 놓았던 것이지요. 엄지공주는 썩은 나뭇가지에 불을 밝혀 어둠을 헤치고 사과나무 아래로 갔습니다. 사과나무 아래에는 빛의 요정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책에서 읽었기 때문이죠. 긴 여정을 거쳐 결국 빛의 요정을 찾은 엄지공주는 그곳에서 친구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윤혜란 견습기자  sinwindy@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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