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벌 시론]

오명 총장이 학내외의 많은 기대 속에 총장으로 부임한지 벌써 1년이 되간다. 그동안 오명 총장은 화려한 경력에 걸맞게 대단히 활발한 대외사업을 전개해왔다. 미국의 유명대학들과 실질적인 교류협정을 체결했고, 노벨상 수상자를 두 사람이나 석학교수로 초빙하였으며, 국내외 굴지의 연구소들과 다양한 협력관계를 구축하였다. 또 정보통신 분야 연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유비타연구원을 설립했다. 이밖에도 몇 가지 초대형사업들이 곧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오명 총장은 국제화와 대외협력 부문에서는 이미 탁월한 업적을 쌓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학내업무 부문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3월의 교직원 워크숍에서 확인된 것처럼, 우리대학이 최상위권 대학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학사구조 개편과 행정조직 선진화라는 양대 과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오명 총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학내업무는 부총장 책임 하에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문제는 총장에게 모든 권한과 책임이 집중되어 있는 조직문화를 단기간에 바꾸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사구조 개편과 행정조직 선진화는 논의 중이라는 말만 무성하고 아무 것도 진전된 것이 없는 실정이다.

조직이 답보 상태에 빠졌을 때는 인사에 의해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신중린 부총장을 임명하고, 과학재단 이사장으로 영전한 최석식 대외협력 부총장 후임으로 김춘호 전자부품연구원 원장을 영입하면서 상당한 규모의 교무위원 인사를 단행한 것을 우리는 환영한다. 이번 인사는 지난 1년 동안의 실적을 평가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내린 결과라고 보기 때문이다. 후속 인사를 하루 빨리 마무리하여 조직의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신중린 부총장이 이끄는 집행부가 학내업무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로스쿨 법안 통과로 더욱 시급해진 학사구조 개편과 행정조직 선진화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모든 힘과 지혜를 동원하길 바란다. 동시에 모든 구성원은 새롭게 출발하는 자세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대학발전을 위한 대승적인 협력과 건전한 비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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