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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를 위하여...
이현자 기자 | 승인 2007.09.17 00:00

“밥 먹는 손은 어느 손인지 들어보세요! 오른손, 그러니까 올바른 손은 어디지요?”
유치원을 다닐 때부터 우리는 오른손이 ‘바른손’이라고 배운다. 수저를 사용하는 손도 연필을 잡는 손도 모두 오른손이어야 한다. 오른손으로 밥을 먹는 아이라면

의문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왼손으로 먹는 아이라면 어떨까? 그 아이에게는 어느 손이 올바른 손일까? 어쩌면 후에 ‘모두 다 똑같은 손을 들어야 한다고~ 그런 눈으로 욕 하지 마~ 난 왼손잡이야~’라는 패닉의 노래 ‘왼손잡이’를 부르게 될지도 모른다.

어릴 적 왼손잡이였어도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의 강요로 오른손잡이로 바꾼 사람들이 많다. 조보람(공과대ㆍ환경공3)군은 “7살 때 받아쓰기를 하는데 오른손으로 안 써져 왼손으로 글을 썼다”며 “어머니께서 왼손으로 쓰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손을 때리셨다”고 말했다. 덧붙여 “식사를

 

할 때에도 왼손으로 먹다가 손을 맞았다”고 과거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을 이야기했다.

왼손잡이는 우뇌가 많이 발달한다는 연구결과가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왼손잡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왼손잡이를 ‘장애’로 여기던 예전과는 달리 긍정적으로 바뀌는 추세이다. 김민주(예문대ㆍ의상4)양은 “왼손잡이들은 예술분야에서 창조적인 재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왼손잡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옛날에 비해 많이 사라졌지만, 왼손잡이들의 불편한 생활은 여전하다. 지하철 개찰구의 표 투입구, 화장실의 물 내리는 손잡이, 손목시계의 시간조절 레버 모두 오른쪽에 위치해 있어 왼손잡이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하다.

심지어는 우리가 사용하는 문자도 ‘오른손잡이용’.

글씨를 왼손으로 쓰면 손에 다 묻으면서 글이 번진다. 가위와 칼, 나사 역시 오른손에 맞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정작 왼손잡이들은 그런 불편들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여자 친구가 왼손잡이인 구태환(정통대ㆍ컴공2)군은 “특별히 불편한 일은 없다”며 “왼손잡이에 대해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편한 생활이 일상화되어서 익숙해진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도 “왼손잡이에 대해 별 생각 없고 그러려니 한

다”고 말하는 전민선(문과대ㆍ국제어문학부1)양처럼 무관심하다. 왼손잡이들의 인권을 위해 우리나라에도 왼손잡이협회가 1999년에 설립됐지만, 1년 전 설립자인 강미희(43)씨가 지병을 얻어 홈페이지가 폐쇄되면서 협회기능도 정지된 상태이다.

오늘도 왼손잡이들은 ‘오른손잡이들을 위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약간의 불편은 사소하게 생각하면서 그런 생활에 순응하며 산다.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이들 소수를 향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현자 기자  katze@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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