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바라보며 심신을 다스려요

중앙대에는 ‘내 마음 바로 보기’란 독특한 강좌가 있다. 강의명 그대로 내 마음을 바로 보고 건강하게 단련할 수 있는 비법을 배운다. 이 강의는 수강신청 시작과 동시에 수강인원이 다 차버리는 인기 만점 강의다. 2003년부터 시작된 이 강의는 천안 만일사 주지이자 ‘자비명상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마가스님이 강사로 수업을 한다. 취업난과 청년실업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심신이 피폐해진 학생들이 명상을 통해 이를 다스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강의의 목적이다.

이번 해 1학기 수업에는 ‘가정’을 화두로 삼아 학생들에게 부모님 은혜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읽게 한 후 아버지, 어머니에 감사하는 마음을 ‘긍정명상’이란 제목으로 각각 30개씩 적어내게 했다. 이외에도 ‘명상과 망상’, ‘3분간 웃고 느낀 점 쓰기’, ‘100문 100답’, ‘이것만 극복하면 성공할 수 있다’ 등 매주 독특한 주제의 과제가 주어진다.

이 수업이 이색강의라 불릴 수 있는 특징 중의 특징은 바로 ‘절 체험(Temple Stay)'. 학생들은 처음 4주 동안의 학교 정규수업 후 2박 3일 동안 일정 경비를 부담하고 직접 절에서 숙식을 하며 강연을 듣거나 ‘108배’, ‘나에게 유서쓰기’ 등의 활동을 한다.

이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매 시간이 새롭기 때문에 다음 수업이 어떤 것이 될지 반은 걱정되고 반은 기대되는 마음”이라며 강의의 참신함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렸다. 또한 “이 수업을 들을 때마다 많은 것을 얻어간다”며 강의를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제대로 배우는 전통예절

성균관대에는 ‘예절교육과 실습’이라는 이색강의가 있다. ‘전통혼례’, ‘절 하는 법’, ‘다도’, ‘저고리 매는 법’ 등 전통예절의 배우고 직접 실습해 보기도 한다.

내용이 너무 평범한 것 아니냐고? 이 강의가 이색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강의실! 박물관이나 민속촌에서 볼 법한 옛날 사랑방처럼 꾸며진 강의실에서 수업을 한다. 뿐만 아니라 강의실 안에 책상이 전혀 없어 학생들은 방석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강의를 듣는다. 점차 전통 예절이 잊혀져 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딱딱한 교실에서 벗어나 옛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특색 있는 강의라 할 수 있다. 이 강의를 듣는 성균관대 김주영(사회과학대ㆍ사회과학1)양은 “강의실에 들어가면 진짜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서 자칫하면 지루하게 느낄 수 있는 수업을 재미있게 들을 수 있다”며 강의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또한 “다른 대학 학우들도 들었으면 하는 강의”라며 추천하기도 했다.

성균관대에는 이 외에도 속도가 중시되는 현대사회의 흐름에 발맞춘 ‘속기학’, 연애와 사랑, 결혼에 대해 강의하는 ‘사랑의 심리학’ 등의 이색강의가 개설돼 있다.

와인에 대한 상식, 이젠 필수죠~

고려대에는 ‘포도주개론’이라는 이색 선택교양 과목이 있다.

포도주개론은 최근 높아지고 있는 와인에 대한 국내외 관심을 반영해 개설됐다. 중간고사까지의 강의와 기말고사까지의 강의로 나누어 두 명의 강사가 진행한다. 우선 중간고사까지는 와인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 및 와인 주조법에 대한 강의가 진행된다. 와인의 주재료인 포도의 종류부터 제조법까지 가르쳐준다. 이후 기말고사까지의 수업은 강사가 와인경매사 경험을 살려 실제 와인들에 대한 지식들을 전해준다.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및 칠레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와인 종류에 대해 배운다. 이 강의가 학생들의 흥미를 돋울 수 있는 이색강의로 인정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평소에 어렵게만 느껴지던 와인을 강사들의 재밌는 설명과 함께 배우면서 직접 시음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한다.

이 과목은 생명과학부 박용근 교수가 외국에 갔을 때 와인시음법을 몰라서 생긴 일 때문에 개설했다고 한다. 국제화시대에 학생들이 기본적인 와인시음법을 알아두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 학교의 생각도 수업개설에 힘이 됐다. 고려대 이승훈(정경대ㆍ정외2)군은 “과목명만 보고 신청하는 사람들은 좀 힘들 수 있다”며 “하지만 와인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과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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